에이닷 앱 깔아서 사용…자동·수동녹음 선택가능
개인정보보호 위해 약관 필수 동의 이후 사용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기자님 아이폰 쓰시면 통화녹음은 어떻게 하세요?"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아이폰은 애플 정책상 통화녹음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단말기 자체에서는 통화 중 녹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닷 AI 전화에서 자동녹음 설정을 해두면 에이닷 전화로 수신 화면이 뜨고 통화를 누르면 녹음 버튼이 있는 창으로 전환된다. [사진=조수빈 기자] |
그렇기 때문에 기자는 녹음이 필요하거나, 전화로 취재를 해야 할 경우 '스위치'와 같은 통화녹음 앱을 사용하거나 별도 녹음기를 부착해 사용해왔다. 녹음 파일이 저음질이라 알아들을 수 없는 상황은 물론이고 통화 음성이 뒤늦게 들리는 딜레이 현상도 종종 발생했다. 더군다나 통화녹음 앱은 대부분 유료이기 때문에 '갤럭시는 통화녹음이 공짜'라며 결국 갤럭시로 갈아타는 사용자도 주변에 많았다.
◆개인정보보호 약관 동의해야 사용 가능
오늘 공개된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A.)의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에 기대감이 쏠린 이유다. 특정 앱을 깔아서 사용해야 하는 써드파티 앱 형식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아이폰 통화녹음의 가능성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닷의 AI 전화가 아이폰 통화녹음을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다. 통화 종료 후 녹음 파일이 생성되며, 녹음 파일은 스피치 투 텍스트(STT) 변환을 통해 채팅 형태로 제공된다.
에이닷 서비스 사용 전 동의해야 할 약관 갈무리. [사진=조수빈 기자] |
에이닷 앱 AI 전화 탭에 들어가면 관련 서비스 이용을 위한 약관 동의를 먼저 안내한다. 녹음 파일은 디바이스에 저장되지만 통화요약 기능을 사용할 때 서버에 잠시 통화 내용이 저장되는 만큼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부분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기본 수집 항목은 전화번호, 이동통신가입정보, USIM 고유번호이며 통화녹음 등 전화 관련 기능 제공을 위해서는 통화기록, 통화음성 녹음 파일에 포함된 정보, 통화 내용, 통화 내용에 포함된 개인정보 등을 수집한다.
통화 내용 등은 수집일로부터 1년 보관되며 음성 녹음 파일은 텍스트 변환 후 바로 파기된다. 녹음 파일을 문자로 변환한 텍스트 파일도 서비스 제공 후 파기된다. 통화 요약을 위해 사용자의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수집 약관을 세부적으로 검토했고 약관 동의를 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게 해뒀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통화 녹음은 자동녹음과 수동녹음을 선택할 수 있다. 수동녹음은 통화화면에서 수동으로 켜면 된다. 아이폰 통화와 에이닷 통화를 연동하자 전화 수신 화면부터 에이닷 전화 화면으로 떴다. 전화를 수락하면 똑같이 스피커 기능, 키패드, 음소거, 그리고 녹음기 버튼이 있는 통화 화면으로 전환된다. 발신의 경우 에이닷 앱에 들어가 키패드에 번호를 누르거나 연동한 주소록에서 번호를 검색해 전화를 걸면 된다.
동료 기자와 시험삼아 통화를 해보니 통화 내용을 키워드 기준으로 요약해주고 아래에 통화 내용이 말풍선 형식으로 구현됐다. 사용자의 발음이나 언어습관 상 요약에 다소 차이가 있어 오버워치와 같은 잘못 요약된 부분도 존재했다. [사진=조수빈 기자] |
◆딜레이없고 품질도 깨끗...SKT 고객 대상으로 제공
실제로 통화를 해보니 깨끗한 음질이 가장 먼저 느껴졌다. 상대방의 음성이 늦게 들리는 딜레이도 없다. 체감상 카카오톡 보이스톡 기능보단 훨씬 깨끗하고 선명한 음질이었다. 평소 쓰는 아이폰 기본 전화와도 큰 차이가 없었다. 여러 기자들에게 시험삼아 일반 전화와 에이닷 전화를 번갈아 걸어봤지만 상대방은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HD보이스 인터넷전화(mVOIP) 기술력이 적용됐기 때문에 고품질의 통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통화를 종료하고 나면 통화요약 키워드가 배너 알림으로 뜬다. 통화요약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이 채 안된다. 배너를 클릭하면 통화 내용의 주요 키워드와 AI가 요약한 대화 내용이 뜬다. 아래에는 통화 내용이 말풍선 형태의 대화로 재구성돼 있고 말풍선을 클릭하면 실제 통화 음성을 들을 수 있다.
통화 특성 상 두 사람의 음성이 동시에 나오거나, 외부 소음이 같이 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에이닷은 겹치는 음성도 동시에 인식했고 도로의 차 소리나 지하철 소음 정도는 통화 녹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다만 사람 이름이나 학습한 적 없는 용어 등은 틀리게 인식하는 경우가 있었다. 예를 들면 기자의 이름인 '수빈'을 '효빈'으로 인식한다든가, '발제'를 '발자국'으로 인식하는 등이다. 사용자의 발음이나 목소리 등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어 녹음과 음성을 비교해서 활용하는 편이 좋다.
SK텔레콤은 에이닷 전화 사용 안내에 '통화자의 발음, 어조 등에 따라 실제 통화와 다르게 변환, 통역, 요약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사용자가 사용할수록 관련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오류는 사용량이 늘어나면 자연히 줄어들 예정이다.
아이폰 통화녹음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24일 기준 현재 에이닷은 아이폰 앱스토어 무료 앱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 고객 혜택을 위해 SK텔레콤 고객 대상으로 제공되며 아직까지 타 통신사나 알뜰폰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