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유치 잰걸음..새 시장 개척 마중물도 되길
[서울=뉴스핌] 이강혁 산업부장·부국장 = 재계 총수들이 지구촌 곳곳을 직접 발로 뛰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대기업 회장들의 해외 출장 소식이 전해진다. 총수들이 이렇게 활발하게 세계 곳곳을 누볐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세계로 뛰는 총수들의 행보에는 두 가지 관전포인트가 있다. 첫째는 부산세계엑스포 유치이고 둘째는 이를 발판으로 한 새시장 개척의 연결이다.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산업부장 겸 부국장). |
부산세계엑스포 유치는 국가 사업이다. 범정부적 노력에 더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민간기업 총수들이 전방위적으로 뛰며 유치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실상 부산과 사우디 리야드가 경합 중인 2030 세계엑스포의 투표일(11월28일)은 이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세계엑스포가 중요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부산이 세계적인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느냐가 달려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엑스포를 통한 국격의 상승, 나아가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먹고 살기도 힘든 시기에 무슨 엑스포냐고 말하는 혹자도 있다. 홍보가 덜 된 탓이다. 그동안 대전이나 여수에서 열렸던 엑스포는 등록엑스포다. 부산세계엑스포는 인증엑스포다. 대전엑스포나 여수엑스포가 전국체전 수준이라면 부산세계엑스포는 올림픽에 해당한다. 부산이라는 도시의 홍보 효과는 물론이고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와 직간접 투자유치까지 국격을 한단계 높여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산세계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6개월 동안 200개국에서 5000만명이 우리나라를 찾는다고 한다. 각 참가국은 부산에 국가관을 짓고 다양한 문화와 신기술을 홍보하게 된다. 국가관 조성에만 '조' 단위 투자가 이루어진다고 하니, 이곳에서의 고용효과 등을 합하면 경제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된다. 전문가들은 직간접적 경제효과를 60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부산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해 가장 활발하게 지구촌을 누비고 있는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최 회장과 SK그룹 CEO들이 총출동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이들이 직접 방문했거나 국내외에서 면담한 국가는 160여개국, 면담한 고위급 인사만 800여명에 달한다.
최 회장과 더불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굴지의 기업 총수들과 각 그룹의 CEO들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는 중이다. 인적네트워크를 풀가동하고 있다. 노력한 만큼 부산세계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는 낭보를 기원한다.
총수들이 그동안 보여준 엑스포 유치전 행보는 그 성패를 떠나 박수를 받을 만 하다. '사업보국'의 사명감과 진정성이 묻어나서다. 여기에 더해 세계를 뛰며 보여주는 이들의 새시장 개척 움직임은 또 하나의 국격 상승 요소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민간외교는 자연스럽게 새시장 개척과 연결되고 있다. 사실 현재의 경제 위기는 국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적인 문제다. 위기의 돌파는 곧 세계화에 달렸고 엑스포 유치를 위해 발로뛰며 찾는 국가와 만나는 사람 모두가 곧 위기 극복의 의사결정 정점에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공급망 불안, 수요 부진 등 한국 경제의 침체 신호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이런 때 엑스포 유치전을 위해 세계를 뛴다는 것은 위기의 파고를 넘어설 새시장 개척의 기회찾기 한 축이 된다. 당장 위기의 파고를 넘는 것도 중요하되, 더 중요한 것은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해외행으로 보고 만나고 듣는 모든 것이 총수들의 미래 새시장 개척 결단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엑스포 유치전을 직접 뛰면서 세계와의 접점을 넓혀가는 것은 위기의 돌파구를 찾는 새로운 성장의 시작인 셈이다. 예전에는 앙숙이던 그룹의 총수들이 최근들어 서로 손을 잡고 사업적 협력관계에 나서는 것도 세계로부터 얻어온 교휸이라고 볼 수 있다. 엑스포 유치가 잘 안되더라도 새시장 개척과 연관지은 총수들의 이런 분주한 움직임은 미래 경제를 밝게 한다".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ikh665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