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사상 첫 교도소 수능…"소년수들 재범 방지, 새로운 삶 기회 줘야"

기사입력 : 2023년11월14일 14:46

최종수정 : 2023년11월14일 14:46

서울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학교'
수용자 10명 2024년 수능 응시
"제2 피해자 막는일, 진정한 반성"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소년수들에게 수능 기회를 부여한다는 기사에 악플이 달리더군요, 하지만 교도소에서 방치된 채로 사회에 나갔을 때 더 나쁜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데 그때 사회적 책임은 누가 지나요?"

서울 남부교도소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수들을 가르치는 임진호 교도관은 14일 수업 과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볼 수 있는 시험장이 설치된다는 소식이 전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여론의 비판 소리에 대한 답이었다.

지난 3월 문을 연 만델라 소년학교 모습. [사진=조승진 기자]

지난 3월 문을 연 만델라 소년학교는 14~17세 소년수들이 검정고시와 수능을 준비하는 곳이다. 학교 이름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입구에는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생전에 한 말인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는 명패가 걸려있다.

김종한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장(만델라 학교 교장)은 "내부 직원 공모를 통해 이름을 선정했다"며 "교도소에 온 소년수들은 인생에서 넘어진 셈인데 이를 극복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헀다.

이곳에 수용된 소년수 36명 중 10명은 오는 16일 수능에 응시한다. 수능 시험장은 교도소 내에 설치된다. 과거에도 수형자가 교도소에서 수능을 치른 적은 있지만 시험장이 아닌 독방에서 홀로 시험을 봐야 했다.

김 과장은 "교도소 내에 수능 시험장이 설치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외부인 출입이 금지돼 보안이 완벽하게 이뤄지는 등 수능을 칠 수 있는 환경은 완벽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사전 답사를 통해 수능 시설을 점검하고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해 공식적으로 시험장 번호를 배부했다.

만델라 소년학교 소년수들은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교과 수업을 받는다. 교원자격증이 있는 교정공무원 6명이 교사로 근무한다. 지난 9월 25일부터 연세대학교 학생 4명도 일주일 4번, 하루 7시간가량 만델라 소년학교를 방문해 수능 공부를 가르친다. 남부교도소에서 거리가 가까운 연세대학교에 공문을 발송해 학생을 모집했다.

소년수 향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은 탓에 가르칠 학생을 모집하는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곳에서 문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김민선 연대 건축공학과 학생은 "개인적으로 소년수를 가르치는 것에 꺼리는 마음은 없었지만 함께 할 동료를 찾는 과정에서 거절을 많이 당했다"고 했다. 김 과장도 "학교에서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처음에 학생 모집을 설득하는데 애를 좀 먹었다"고 말했다.

14일 만델라학교 수업 모습. 김민선 연세대 건축공학과 학생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승진 기자]

더욱이 소년수에게 이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국민 반발도 있다. 만델라학교 소식이 나온 뒤 댓글 창에는 "피해자는 고통에서 사는데 가해자만 잘 살게 만드냐", "공부해서 지능범이 되면 어떡하냐"는 등의 우려 댓글이 달렸다.

임 교도관은 "아이들에게 이 같은 댓글을 보여주고 이게 사회가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알려줬다"며 "여기서 변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강하게 말하니 아이들이 받아들이더라"고 말했다.

김 과장도 "피해자에게 반성하고 사과하는 게 당연하지만, 직접 찾아가거나 편지를 보내는 건 또 다른 범죄가 된다"며 "다시 사회에 나가서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 게 피해자에게 반성하고 제2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길이지 않겠냐"고 했다.

김 학생은 "아이들이 까칠하게 굴거나 무례하게 굴까 걱정했는데 막상 첫 수업을 하니 또랑한 눈빛에 대답도 척척해 별거 아니구나 싶었다"며 "직접 만나보니 여느 중고등 남학생과 같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기존 소년수들에게 제공된 바리스타, 제빵기능사와 같은 직업교육보다 수능 공부가 재범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김 과장은 "교도관으로 33년째 일했는데 소년수 대부분이 재범으로 다시 오게 되더라"며 "직업교육은 가질 수 있는 직업이 한정적이고 소년수들이 정말 원하던 일이 아닌 경우가 있어 사회에 나가 다시 범죄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능을 치고 대학에 진학해 사회에 나가서 다양한 일을 할 기회를 열어준다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