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에서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전망이 커지고 있다. 유동성 경색이 우려되고 지난달 경기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중국 인민일보 산하 증권시보(證券時報)는 14일 머리기사에서 "연말 전 지준율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주(11월 13~17일) 8500억 위안(약 154조원)을 포함해 연말까지 남은 두 달 동안 1조 위안 이상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가 만기를 맞는다면서 비용부담이 가장 적은 유동성 공급 수단인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중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고객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시중은행이 대출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10월 경기 지표와 금융 지표도 지준율 인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3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위안화 신규대출은 7384억 위안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6550억 위안)를 웃돌았지만 직전월(2조 3100억 위안) 대비로는 68.03% 급감한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특히 가계 신용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신규 대출 중 가계 대출은 전월 대비 346억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대출이 1053억 위안 줄고, 주택담보대출에 쓰이는 중장기 대출이 707억 위안 증가하면서다. 단기대출은 2007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도 언급됐다. 올해 경기 회복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3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지준율을 인하해 1조 위안 규모의 중장기 자금을 공급했고, 6월과 8월에는 정책금리인 MLF 금리를 낮춰 기준금리격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유도했음에도 물가가 역성장한 것은 부양 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2%,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하며 또 다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월간 CPI는 7월 0.3% 하락하며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8월 0.1%로 플러스 상승했지만 9월 0%를 기록하더니 10월 감소세로 돌아서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매체는 "9월 말 이후 국채가 집중 발행되면서 시장에서는 지준율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며 "미중 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 연말 결제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연말까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이 지준율 인하의 적기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판궁성(潘功胜)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도 지준율 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판 총재는 지난 8일 열린 금융가포럼 연차 총회에서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자금조달 비용을 더욱 줄이고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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