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예스티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123억원 규모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제조용 가압장비' 2차물량 중 일부를 수주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수주는 지난달 초도물량의 2배에 달하며, 반도체 장비 역대 최대 규모다.
조만간 나머지 2차물량 수주가 예정돼 있어, 예스티는 HBM용 장비와 관련해 내년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수주 물량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내년 하반기에도 고객사의 HBM 투자 진행 상황에 따라 대규모 수주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 자율주행차 확산 및 고도화로 글로벌 HBM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시장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AI반도체의 핵심인 HBM의 공급부족 현상이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와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MD' 등도 최근 HBM 주문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HBM의 수요 급증에 대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3분기에 HBM 증설 투자를 완료하고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내년 약 10조원의 투자예산을 편성해 HBM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따른 HBM용 반도체 장비 수요 또한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스티가 공급하는 장비는 HBM의 핵심 공정 중 하나인 '언더필' 단계에 적용되는 웨이퍼 가압설비다. 언더필은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한 HBM의 뒤틀림(Warpage)을 방지하기 위한 공정이다. 절연물질을 사용해 균일하게 경화시켜 칩 간의 균형 유지뿐 아니라 불순물을 제거한다. HBM의 성능 최적화를 위한 핵심 공정이다.
예스티 관계자는 "지난달 수주한 1차 물량을 차질없이 생산 중이며, 고객사의 투자 계획에 맞춰 올해 말부터 납품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이번 2차 물량과 향후 예상되는 대규모 수주에 대비해 자재 구매, 클린룸 확대 등 내부적인 양산 대응 준비도 모두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HBM 개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예스티도 고성능 HBM용 장비개발에도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웨이퍼 가압장비 외에도 'HBM 칠러', '패키지 가압장비' 등 공급품목을 다변화하기 위해 고객사와 긴밀히 협업 중"이라고 강조했다.
예스티는 지난 14일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49억원 규모의 신규 타입의 HBM 장비인 'EDS 칠러'를 수주했다. 고객사의 HBM 투자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예스티는 HBM 장비의 수주물량 증가와 함께 수주품목 다변화에도 성공해 내년에는 큰 폭의 실적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예스티는 경쟁사가 제기한 고압 어닐링 장비의 특허분쟁과 관련해 최근 경쟁사의 특허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예스티는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해당 특허 분쟁을 조속히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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