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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선거제 의총서 연동형·병립형 두고 '팽팽'…결론 못내

기사입력 : 2023년11월30일 19:05

최종수정 : 2023년11월30일 19:40

민주, 30일 의원총회서 선거제 난상토론
"과반 의석·1당 뺏기면 무슨 소용" vs "약속 지켜야"

[서울=뉴스핌] 지혜진 윤채영 홍석희 김윤희 기자=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0일 내년 총선에 적용되는 비례대표제를 두고 팽팽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혁과 관련한 난상 토론을 벌였지만 끝내 결론은 내지 못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입장을 보면 반반이었다. 연동형 비례제 이야기하신 분도 계셨고 권역별 비례제라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병립형으로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있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자리하고 있다. 2023.11.30 leehs@newspim.com

의총은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 정도까지 약 3시간가량 지속됐다. 의총에는 의원 150여명이 모였으며 강득구, 김종민, 김용민, 박용진, 안규백, 이원욱, 이탄희 의원 등 28명이 발언했다. 발언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선거제 관련 토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비례대표제도를 두고 양분됐다. 연동형 내지는 준연동형 비례제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도입한 이 제도를 최소 유지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준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 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 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다.

이에 반해 병립형 비례제를 주장하는 이들은 현행 준연동형을 유지할 때 국민의힘의 '꼼수 위성정당'을 막기 힘들뿐더러 민주당만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하게 된다는 위기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현실적인 선택지인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경우 연동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추진했던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스스로 부정한다는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초선 의원은 "연대와 포용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정당 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 정치 아닌가"라며 "(연동형을 하면) 민주당은 비례대표를 안낸다고 하는데 오히려 국민들의 선택권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지도부 한 의원은 "결단과 결심의 문제이지 부담되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 결국 룰을 정하는 문제이지 (선거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며 "또 국민의힘도 합의를 해줘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인가.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엄혹하다. 총선에서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부여당의 폭주를 막을 수 없다"며 병립형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날 의총에서는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도 병립형에 힘을 보탰다. 그는 "과반 의석과 원내 1당을 뺏기면 이 폭주를 어떻게 막나. 선거제가 최고의 민생과제는 아니지 않나"라며 "병립형은 악이고 준연동형은 선이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무엇을 하든 1당을 뺏기지 않는 지혜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주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병립형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다.

한 비명계 의원은 "지금 선거제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로 선거가 결정나지 않는다. 민심이 선거의 승패를 결정한다"며 "제발 시뮬레이션 가지고 공포 마케팅 하지마라. 지금 우리가 민심을 얻는 길은 병립형으로 돌아가고 후퇴하는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는) 우리가 공약 한 번 한 게 아니다. 전당대회에서 의결까지 했던 사안이다. 이런 약속을 안 지킨다는 건 국민들에게 심판받을 것 같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했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병립형 회귀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일부 중앙위원회를 소집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중앙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은 "중앙위를 온라인 찬반 표결만 하지 말고 대면 토론을 하자고 했다"며 "의원들만 선거제에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출마를 준비하는 원외 위원장도 계시고 지역별 의견은 다 다르다.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합의하려면 한자리에 모였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다만 오는 12월 12일이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인 점을 감안해 지역구 의석수를 먼저 확정할 가능성도 있다. 홍 원내대표는 "현실적으로 여야 협의가 어려우니 253석을 통보하겠다는 양해를 구한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추가적으로 국회가 획정위 의견을 1회는 거부할 수 있기에 필요하면 거부하거나 수용하거나 그때 판단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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