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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 미래가 궁금하다면?부산 고은사진미술관 '올해의작가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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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KT&G상상마당과 유망작가전 개최
올해의 최종작가 서동신,올해의작가 조준용·조진섭 서로 다른 관점과 태도 보여주는 3인3색 전시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한국 사진예술의 미래를 리드할 유망작가들은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작업을 할까. 부산 해운대의 고은사진미술관(관장 이재구)에서 지난 11월말 개막한 '고은사진미술관+KT&G상상마당 올해의 작가전'을 보면 그 단초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서동신, Cacophony, 2020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고은사진미술관이 올해의 마지막 전시로 마련한 '고은사진미술관+KT&G상상마당 올해의 작가전'은 작업방식은 각기 다르더라도 젊은 감각으로 현대사진의 속성과 정체성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답해온 작가들 중 심사를 통해 선발된 3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따라서 3명의 작가들이 한 공간에서 따로,또 같이 작품을 발표하는 '3인3색 개인전'이자, 연합전인 셈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지난 2012년부터 KT&G 상상마당과 연계해 사진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작업의 완성도와 실험정신을 갖춘 신진작가를 발굴∙지원하는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KT&G가 주관하는 KT&G SKOPF(KT&G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프로그램)는 미래 한국사진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기대주들과 만나고, 소통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매년 공모전을 열어왔다. 이 프로젝트를 서울에 이어 고은사진미술관이 부산에서 선보임으로써 한국사진의 새로운 문법과 예술세계가 보다 다각도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재개된 2022년의 'KT&G SKOPF 올해의 작가'공모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사진가들이 지원했고, 열띤 경쟁을 뚫고 3명의 사진가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이번 고은사진미술관 전시에는 '올해의 최종작가'로 선정된 서동신과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조준용, 조진섭이 작품을 출품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서동신, Equation, 2021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서동신의 사진은 "이게 사진이라고? 아닌 것 같은데"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그의 평면작업은 사진인 듯하지만, 사진이 아닌 듯 다가온다. 서동신은 사진매체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사진이 예술로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사진은 이제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을 반드시 포함하진 않는다. 매체간의 경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고. 물론 그 또한 데뷔 초에는 스트레이트 사진작업으로 시작해, 스트레이트 작업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제 서동신은 자신의 작업이 언어적으로 해석되지 않게 하고 싶어서 일부러 '흐트러뜨린 사진'을 선보인다. 작가는 "서로 다른 메시지를 가진 이미지들이 한 화면에 모여 만들어낸 총합이 '전혀 다른 메시지'를 갖게 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 뉴스핌] 자신의 작품과 함께 한 '올해의 최종작가' 서동신. [사진=이영란 기자] 2023.12.07 art29@newspim.com

서동신의 테마는 'Equation'이다. 'Equation은 '방정식', '동일시'를 뜻하는데, 작가는 대상을 포착하고 촬영하는 것이 아닌, 이미 촬영된 이미지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의 작품은 사진촬영 이후 디지털작업으로 만들어졌으며, 사진의 본질인 지시적 특징을 넘어 이미지 자체의 미적 가능성을 탐구한 것들이다.

[서울 뉴스핌] '고은사진미술관+KT&G 상상마당 올해의 작가전' 포스터. 2023.12.08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에서 서동신은 그동안 엄청난 실험과 모색을 했음을 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그는 사진의 크기, 위치 등을 이용해 서로를 가리거나 방해하는 'Equation'(방정식,동일시), 특정 색상을 삭제하고 이미지를 겹쳐 표현한 'Cacophony'(불협화음), 반복적 패턴을 통해 두 이미지를 분할·중첩시키는 'Arithmetic'(계산)으로 구성한 3개의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리곤 이 모든 것을 'Equation'이라 통칭하고 있다. 지극히 추상적이다가도 기존 형상이 언뜻언뜻 남아있기도 한 서동신의 다채로운 작품들은 보는 이들의 경험과 성향에 따라 열린 감상과 해석이 가능하다. 서동신은 스위스 로잔예술대학교 사진학과를 거쳐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쳤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조준용, Glass City, 2023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조준용은 사진작업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촬영한 4가지의 연작을 하나의 시퀀스로 연결해 시간-이미지를 공간-이미지로 확장했다. 낮에 달리는 차에서 촬영한 'Glass City'는 장소성과 방향성이 모호한 도시의 '찰나의 순간'을 담고 있다. 운전을 하며 찍은 사진인 까닭에 작가의 개입이 최소화된 본능적이고 감각적인 결과물이다.

[서울 뉴스핌] 올해의 작가 조준용. [사진=이영란 기자] 2023.12.07 art29@newspim.com

조준용이 밤 길거리에 세워진 파손된 차량을 촬영한 'Motor Collection'은 서로 다른 시간-이미지로 대립한다. 또 출발과 도착 사이 어딘가에서 발생한 사건을 기록한 'Speed Way'와 무수한 흔적이 남아있는 자동차 운전학원을 기록한 'Circuit' 두 연작을 통해 작가는 공간-이미지를 성찰한다. 이같은 4개의 연작을 하나의 시퀀스로 묶어 조준용은 이번 작업을 완성했다. 조준용은 서울예술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골드스미스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조진섭, G의 나라, 2022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조진섭은 프랑스 유학(파리 이까르사진학교 졸업)시절부터 난민에 주목했다. 난민을 테마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온 그는 정형화된 다큐멘터리 사진이 아닌, 새로운 시각과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지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 거주하는 난민을 기록한 프로젝트 'G의 나라'를 선보인다. 10살 때부터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G'의 일상을 조진섭은 다양한 양식으로 촬영했다. 'G'는 라이베리아 난민 출신 여성의 중간 이름인 'Gracious의 약자이다.

[서울 뉴스핌] 올해의 작가 조진섭. [사진=이영란 기자] 2023.12.07 art29@newspim.com

작가는 'G'와 가족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기록한 사진과 더불어 그가 한국에 살면서 겪은 일과 불안한 감정을 담은 텍스트를 함께 보여준다. 조진섭은 사진가 이전에 메신저로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의 기록 뿐 아니라 스튜디오 촬영, 오브제 등을 활용해 다큐멘터리의 지평을 넓히는 시도를 했다.

이처럼 이번 '고은사진미술관+KT&G 상상마당:제13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전'은 국내외에서 사진과 예술을 전공하고 활약 중인 3명의 사진가들이 오늘날 한국 현대사진의 현황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2024년 2월18일까지 열린다. 무료관람

고은문화재단(이사장 김형수)의 고은사진미술관은 부산 해운대로에 소재한 사진전문미술관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사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국내외 수준높은 사진작품 전시를 기획하며,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신진작가를 발굴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사진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출판사업과 교육및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침으로써, 지역의 열린 문화예술공간으로서의 역할도 맡고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랄프 깁슨 Political Abstraction, Archival Pigment Print, 2023 ⓒRalph Gibson, [이미지 제공= 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고은문화재단은 설립 15주년을 맞아 지난 2022년 10월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을 해운대구 중동1로에 개관했다.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은 초현실주의 거장, 랄프 깁슨(Ralph Gibson b.1939)을 기념하는 세계 최초의 미술관이다. 이 특별한 미술관은 고은문화재단과 세계적인 사진가 랄프 깁슨이 다양한 교류를 통해 공유해온 사진과 문화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함께 나누는 출발점이자 부산문화예술의 또하나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에서는 'Political Abstraction(폴리티칼 앱스트랙션)'전이 1,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랄프 깁슨의 탁월한 감각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이 기획전에는 총 71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전시는 2024년 4월 30일까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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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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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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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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