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윤정·롯데 신유열 등 '바이오'로 전진배치
LS 구동휘 LS MnM 상장 중책..."경영승계 명분필요"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SK, 롯데, LS 등 오너가(家) 3세들이 2024년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자리로 올라섰다. 신사업을 성공시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향후 오너 경영인으로 경영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능력 입증을 위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사진=SK바이오팜] |
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 최윤정(34세)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은 임원으로 승진해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을 맡게 됐다. 최 회장은 미래사업으로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를 낙점하며 투자를 이어왔다. 정유와 통신업으로 덩치를 불린 SK그룹은 내수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비즈니스를 글로벌로 확장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 본부장이 몸담은 SK바이오팜은 SK그룹의 바이오 핵심 계열사 4곳(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SK플리즈마·SK팜테코) 중 한 곳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가 성장하며 향후 성장성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 본부장이 SK바이오팜의 사업개발 본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만큼, 바이오 신사업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키워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롯데그룹 인사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7세) 롯데케미칼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지주 미래성장 실장으로 배치됐다. 신 전무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관리하고 롯데지주에서 제2의 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실장 전무.[사진=롯데] |
롯데그룹은 지난해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사업에 3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이었던 유통 부문에서 바이오·헬스케어·모빌리티 같은 신사업으로 눈을 돌려 사업구조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신 전무에게 롯데그룹의 미래성장을 위해 바이오와 헬스케어 중심으로 초석을 단단하게 닦는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LS그룹에선 구동휘(41세)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 부사장이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구 부사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 회장의 아들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LS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인물이다.
구동휘 LS MnM 신임 COO 부사장. [사진=LS] |
구자은 회장은 2030년까지 LS그룹 자산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비전 2030'을 선포했고, 그룹 내 신사업으로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를 지목했다. 이 중 구 부사장이 이끌 LS MnM은 LS그룹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핵심 기지다.
LS그룹은 LS MnM을 통해 구리 등 주력제품 뿐 아니라 2차전지 소재 및 반도체 소재까지 생산하는 종합 소재 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기반을 마련한 상황이다. 특히 LS MnM은 내년 기업상장(IPO)도 계획하고 있는데, 구 부사장은 LS MnM IPO를 성공시켜 LS그룹의 신사업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세 경영으로 갈수록 지분이 줄 수밖에 없어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경영 승계를 위한 명분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 사업에선 명분을 쌓기 어렵고, 명분을 쌓기 좋은 곳은 신사업이 될 수밖에 없어 3세들이 신사업으로 전면배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