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ANDA 칼럼] 12·12 군사반란 44년…진정한 군인정신을 묻는다

기사입력 : 2023년12월12일 07:10

최종수정 : 2023년12월12일 09:28

군사 쿠데타 다룬 '서울의 봄' 영화 흥행
진보·보수 이념 떠나 '역사적 참회' 계기
장태완·김오랑·정선엽·박윤관 재조명 열기
"진정한 군인정신 무엇인지 깨닫고 성찰
자기 자리 지켰던 참군인들 평가 받아야"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장태완 장군과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박윤관 상병을 통해 진정한 군인정신이 무엇인지 깨닫고 군인들에게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육군 특전사 예비역 대위 출신으로 '참군인 김오랑 추모사업회'를 이끌고 있는 김준철(56·학군 28기) 사무처장은 12일 이같이 말했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난 지 불과 44년밖에 되지 않았다. 대한민국 역사는 군사반란과 군사독재에 대한 단호한 단죄와 성찰을 요구했다. 진정한 군인정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했다.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 당시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지키다 전사한 김오랑 특전사 중령. 경남 진해 육군대학 교육 받을 당시의 34살의 김 소령. [사진=김오랑 추모사업회]  

◆김준철 사무처장 "진보·보수 달리 해석 가슴 아파"

대한민국 역사 중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집권의 군사정권 32년 간의 잔재와 뿌리, 문화는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박혀 있다. 군사정권이 아닌 실질적인 문민정권인 김영삼-김대중-이명박-박근혜-문재인 집권 기간은 불과 30년밖에 되지 않는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지난 11월 22일 개봉됐다. 대한민국 군인들은 왜 존재해야 하며, 어디에 서 있어야 하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참군인인지 역사는 다시 한 번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당시 정병주(52·소장·육사 9기) 특전사령관을 지키다 반란군 총탄에 전사한 김오랑(35·육사 25기) 중령(추서 계급)과 반란군에 맞서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켰던 국방부 50헌병중대 정선엽(23) 병장은 전사했다. 반란군이 동원한 수도경비사령부 33헌병대 박윤관 상병(23·추서 계급)은 순직했다.

진압군 소속이었던 김 중령과 정 병장은 각각 2022년 11월 29일과 12월 7일 국방부 심의에 의해 43년 만에 '전사자'로 정식 분류됐다. 반면 반란군에 의해 동원됐던 박 상병은 신군부 전두환 정권 시절에 '상병'으로 1계급 추서는 됐지만 '전사자'로는 분류되지 않고 아직도 '순직' 상태다. 전두환 정권은 진압군에 동원됐던 정 병장을 끝내 '하사'로 1계급 추서하지 않았다.

김 처장은 "당시 반란군 진압을 주도했던 장태완(48·소장·갑종11기) 수도경비사령관과 김 중령, 정 병장과 박 상병은 자기 자리를 지켰던 참군인들로 조명돼야 하며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불과 44년밖에 되지 않은 살아 있는 역사"이라면서 "우리 국민들이 '서울의 봄' 영화를 계기로 참군인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고 기억해야 할 역사적 교훈으로 큰 감동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진보와 보수가 영화를 다르게 해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 "정통 보수라면 오히려 이 영화를 더 많이 보고, 보수의 폭을 더 넓히고, 군인의 명예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자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오랑 중령은 지난 2014년 김준철 예비역 특전사 대위와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 노력으로 훈장이 추서돼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특전사령부에서 훈장 추서식이 열렸다. [사진=김오랑 추모사업회]  

◆"군사반란 단죄·참군인들 정신교육 교재 포함"

'참군인 김오랑 추모사업회'는 12일 오전 10시 정 병장의 누나 두 분과 매형, 일반 시민들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8번 병사 묘역에 있는 정 병장 묘지에서 추도식을 한다. 정 병장 묘역에서 5m 가량 뒤에 있는 박 상병 묘역에서도 추도식을 한다. 이어 29번 묘역에 묻혀 있는 김 중령에 대한 추도식도 시민들과 함께 갖는다.

정 병장이 졸업한 광주광역시 복구 동신고 모교에서는 12일 오후 1시 동생인 정규상 씨가 참석한 가운데 동문회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여는 추도식이 열린다. '서울의 봄'을 계기로 정 병장의 숭고한 군인정신을 제대로 평가하고 기린다.

조선대는 정 병장에게 44년 만에 명예 졸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조선대는 12일 오후 3시 정 병장의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명예 졸업장 수여를 정식으로 결정하는 절차를 밟는다.

정 병장은 1977년 3월 조선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직후 군에 입대했다. 전역 3개월을 앞두고 후임병 대신 자진해서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며 저항하다 반란군 총탄에 전사했다.

배우 정우성이 연기했던 이태신 수경사령관의 실제 인물 고(故) 장태완(1931∼2010) 장군도 조선대 법학과 58학번이다. 경북 칠곡 출신인 장 장군은 대구상고를 나와 6·25전쟁이 터지자 육군종합학교에 갑종 장교로 지원해 소위로 임관했다. 대학을 가지 못했던 장 장군은 당시 조선대가 위관·영관 장교 위탁 교육을 하자 법학과에 입학해 학위를 받았다.

김 처장은 "군사반란 세력을 내란죄로 가혹하게 처벌하고 반란군에 맞선 올바른 참군인을 기리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한 김 중령과 정 병장의 참군인 정신을 후배들이 이어받을 수 있도록 꼭 정신교육 교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12·12 같은 무도한 군사반란이 다시는 이 땅에서 일어나지 못하도록 처벌을 단호히 해야 한다"면서 "군사반란이 일어나면 주동자뿐만 아니라 다시는 군사반란 자체가 일어날 수 없도록 상징적으로 처벌을 굉장히 가혹하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처장은 "'모든 게 내 책임'이라는 주동자만 처벌하고 밑에 부하들에게 면죄부를 절대로 줘선 안 된다"면서 "무조건 부당한 명령에 출동하는 맹목적인 군대가 아니라 왜 출동해야 하는지 정당한 이유에 부합하게 명령에 따르는 정의로운 군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참군인 김오랑 추모사업회' 김준철(오른쪽) 사무처장과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서울의 봄' 영화 관람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오랑 기념사업회] 

◆더 성찰하고 담금질하는 '국민의 강군' 거듭나야 

김 중령과 정 병장, 박 상병은 진보나 보수 양쪽에서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모두 외면받아 왔다. 박 상병 가족은 반란군에 의해 동원됐다는 부담 때문에 아직도 외부 접촉조차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태완 장군은 생전에 "국가가 맡겨준 수경사령관과 비상계엄 아래 수도계엄사무소장의 책무를 완수하지 못했으니 국가와 민족과 역사 앞에 속죄받을 수 없는 죄인"이라면서 "이유야 어떻든 자결해도 모자라겠지만 속죄를 비는 마음으로 생을 이어갈 뿐"이라고 오히려 역사 앞에 더없이 겸손하고 성찰했다. 

장태완 장군은 12·12 당시 반란군들에게 "야 이 반란군 놈의 새끼야. 니들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 지금 전차를 몰고 가서 네놈들의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라고 군인정신의 결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난 지 44년이 됐다. 이 시대의 군인정신은 무엇이며, 정의로운 군대는 어떤 군대이며, 진정한 국민의 군대인지, 대한민국 역사는 다시 한 번 우리 군에 진지하게 묻고 있다. 그 답을 국민 앞에 내놓기 위해 더 치열하게 성찰하고 담금질하는 강군이기를 바란다.

kjw861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