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8.7% 이후 증가폭 최대
'3+3 육아휴직제' 지난해 시행 영향
대기업 휴직자 60%…쏠림현상 여전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지난해 육아휴직자 규모가 2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육아휴직자의 대기업 쏠림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육아휴직자 중 남성은 5만4240명으로 전년보다 28.5%(1만2043명) 증가해 여성의 증가폭(9.6%, 1만2823명)보다 3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 2011년 이후 육아휴직자 증가율 '최대'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전년대비 14.2%(2만4866명) 증가한 19만9976명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통계는 2010년 집계를 시작했으며 2011년 증가율이 28.7%를 기록했다. 지난해 증가율은 2011년 이후 최대수준이다.
2010~2022년 육아휴직자 현황 [자료=통계청] |
육아휴직 증가율이 대폭 상향된 데는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3+3 육아휴직제'가 한 몫한 것으로 평가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12개월 미만의 자녀에 대해 부모 모두 각각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 첫 3개월간 통상임금의 100%(상한 300만원)까지 받다보니 육아휴직자가 늘어났다"며 "내년부터는 6+6 육아휴직제가 시행되면 육아휴직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출생아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신청한 규모는 1만2888명으로 전년 대비 7044명이 늘었다. 그 전까지는 1000명 정도 순증해온 수준이었다.
육아휴직자 중 남성은 5만4240명으로 전년보다 28.5%(1만2043명) 증가했으며 여성은 14만5736명으로 전년보다 9.6%(1만2823명) 늘었다. 육아휴직자 19만9976명 중 남성은 27.1%, 여성은 72.9%를 차지했다.
육아휴직을 한 남성의 연령별 구성비를 보면, 35~39세(39.7%)와 40세 이상(35.3%)이 75.0%를 차지했고 30세 미만은 3.2%로 가장 낮았다. 육아휴직을 한 여성의 연령별 구성비는 30~34세(40.8%)와 35~39세(34.1%)가 74.8%를 차지했고 30세 미만은 10.3%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육아휴직을 한 남성의 70.1%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 소속돼 있었고 50~299명(14.7%), 5~49명(10.9%), 4명 이하(3.8%)인 기업체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종사자 규모 5~49명(0.4%p), 4명 이하(0.4%p), 50~299명(0.3%p) 비중은 상승했지만 300명 이상(1.2%p↓) 기업체에 소속된 비중은 하락했다.
육아휴직을 한 여성의 60.0%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 소속돼 있고 5~49명(19.5%), 50~299명(14.4%), 4명 이하(5.5%)인 기업체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종사자 규모 5~49명(1.3%p), 4명 이하(1.0%p), 50~299명(0.4%p)인 기업체 비중은 상승한 반면 300명 이상(2.7%p↓)인 기업체 비중은 하락했다.
◆ 300명 이상 기업의 육아휴직자 60%…중소기업 소폭 상승
그렇더라도 전체 육아휴직자 비중을 보면 300명 이상의 대기업·중견기업이 60% 수준을 나타냈다. 대기업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출생아 부모 중 육아휴직 대상이 되는 남성과 여성 모두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 소속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0명 이상 기업체의 남성 비중은 47.7%, 여성은 52.1%를 보였다.
2022년 육아휴직자 기업별 산업별 현황 [자료=통계청] |
산업별로 남성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2.6%), 여성은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78.7%)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의 부모 중 육아휴직 대상자 수는 전년대비 3.7% 감소한 28만8509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비중을 보면 남성은 35~39세(38.9%), 여성은 30~34세(52.3%)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별로는 남성이 제조업(26.9%), 여성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8.4%)에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 출산해 지난해까지 한자녀만 둔 부모의 경우, 여성은 자녀 나이 0세(83.2%) 때, 남성은 6세(19.0%) 때 육아휴직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출산 여성은 출산일을 기준으로 49.7%가 직업을 갖고 있었고 직업을 보유한 비중은 출산 360일 전(58.7%)보다 9.0%p 낮았다.
이밖에 2021년 출산휴가자는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남성이 감소한 반면 여성은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육아휴직자 규모가 늘어났다"면서도 "종사자가 300명 미만인 중소기업에서도 늘어나긴 했지만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주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