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불확실성·수출 회복 정도 등
반도체 중심 IT수요 얼마나 회복될지 관건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수출 부진 속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기업들이 연말 인사를 마무리하고 신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재계 키워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경제 불확실성 및 수출 회복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대 그룹 가운데 LG가 가장 먼저 신년사를 발표했다. 구광모 (주)LG 대표는 20일 신년사를 통해 차별적인 고객 가치를 강조했다.
구광모 대표가 20일 국내외 구성원들에게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을 보냈다. 사진은 영상 캡처. [사진=LG] |
구 대표는 "지난 5년간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높아진 역량만큼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모든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LG 측은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생존을 넘어 시장을 주도하고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차별적인 고객 가치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마주한 경제 불확실성은 비단 LG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올 한해 반도체 산업의 다운텀으로 힘들었던 한 해를 보냈다. 4분기이후 반도체 산업이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IT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아 내년 역시 반도체 가격의 드라마틱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공회의소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 "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단계"라고 진단하며 "전체적인 회복 보다는 일부 품목의 수요가 전체 마켓을 끌고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요국의 반도체 자립화 움직임에 대해선 "전에 반도체 시장이 하나였을 때처럼 수급 밸런스가 잘 맞는 형태로 흐르기 꽤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칫하면 과잉 투자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은 수출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올 한해 국내 수출은 크게 줄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특성상 내년도 수출 회복이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 것인가가 기업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수출입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6300억 달러로 작년 대비 7.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7.9% 증가한 68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내년 수출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항목은 반도체 등 IT제품이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저조했던 IT 등 테크놀로지의 수요가 내년에 얼마나 회복될지, 글로벌 고금리 추세가 언제 종료되고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올지, 미국 대선과 각국이 공급망 등의 정책을 어떻게 펴는지를 잘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