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년여 만에 장기유동성 지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 지원을 위해서다.
중국 관찰자망(觀察者網) 3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12월 국가개발은행·중국수출입은행·중국농업발전은행에 담보부보완대출(PSL)을 통해 3500억 위안(약 64조원)을 순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작년 말 기준 PSL 잔액은 3조 2522억 위안에 달했다. PSL 잔액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여 만이다.
PSL은 장기유동성 지원 수단으로 2014년 처음 등장했다. 정책은행들이 우량채권 등을 담보로 인민은행에 대출을 신청한 뒤 인민은행으로부터 공급받은 자금을 저금리로 시중에 장기 대출하는 방식이다. 5년 만기인 PLS 금리는 2.4%로,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보다 10BP 낮다. 대출자금은 지방정부 등의 특정 프로젝트에 사용해야 한다고 인민은행은 규정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2014~2019년 판자촌 재개발 등에 PLS 자금3조 6500억 위안을 공급한 뒤 2020년 3월~2022년 8월 약 30개월 간 PSL 자금 공급을 중단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경기가 위축되자 PSL 운용을 재개하며 2022년 9~11월 3개월 간 6300억 위안을 투입, 아파트 인도 보장 및 인프라 건설을 지원했다.
이번에 공급된 PSL 자금 역시 주로 부동산 시장 안정에 쓰일 것으로 분석된다. 보장성 주택 건설·인프라 건설·도심 낙후지역 개발 등 3대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아파트 분양 시장 침체로 인한 투자 부족분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차이퉁(財通)증권은 "PSL 조작을 통해 특정 업계에 중장기 유동성을 직접 제공할 수 있다"며 "중장기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자금의 '공전(空轉)'현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톈펑(天風)증권 쑨빈빈(孫彬彬) 연구팀은 "3500억 위안의 신규 PSL 자금은 1조 위안 가량의 대출을 공급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둥우(東吳)증권 연구팀은 "PSL은 중앙은행의 경기 안정 수단 중 하나로 기초통화 공급 효과를 갖는다"며 "연말연시 유동성이 전반적으로 충분하고 지급준비율 인하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이지만 예금금리가 잇달아 낮아지고 있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거시 지표가 불안한 점을 감안할 때 MLF 금리 인하 시점이 올해 1분기로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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