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예산→ 저출생 재원 추진 소식에
"유보통합 질 올리는 것, 저출생 핵심 대책"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부가 교육 예산 일부를 저출생 대응 예산으로 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잘못된 시도라고 비판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가장 핵심 정책으로 영유아 보육 질을 높여야 한다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유보통합)하는 방안에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가 유보통합 예산 일부가 저출산 재원으로 사용되는 방안에 대한 입장에 관해 묻자 "저출생 사업을 위해 교육재정 끌어다 쓴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브리핑 룸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교육 방향을 발표 하고 있다. 2024.01.04 leemario@newspim.com |
2025년 본격 시행을 앞둔 유보통합은 차별 없이 모든 영유아에게 양질의 보육,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 2년간 국가 세수가 많아지면서 교육재정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올해는 (세수 감소로 인해) 급격한 위기로 전환됐다"며 "부서별로 30% 정도 삭감한 예산이 편성됐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교육재정이 남아돈다는 잘못된 이미지가 만들어져서 여러 부서에서 교육재정을 탐내고 끌어다 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질 높은 유보통합을 실현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저출생 보완 대책"이라며 "이와 다른 저출생 사업을 위해 교육 예산을 끌어다 쓰자고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유보통합을 하면 당연히 어린이집 기대 수준이 높아진다"며 "영유아 보육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전문가들로부터 유보통합 예산을 저출산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받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는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남아도는 교육예산을 줄이고, 이를 활용해 출생률 자체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교육청 내부에서는 교육부가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사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예산 활용처도 많아졌다며 교육 예산을 줄이는 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앞서 교육청이 밝힌 2024년 교육청 편성 예산은 11조 160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보다 1조 7310억원(13.4%) 줄은 액수다. 당시 교육청 관계자는 "유보통합에 대한 비용을 교육청이 전적으로 부담하게 생겼다"며 재정 압박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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