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이란이 주요 석유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나포했다.
세계 주요 교역로 중 하나인 홍해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까지 분쟁에 휘말리며 국제 해상 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이란 해군이 오늘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으며, 이는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해당 유조선이 지난해 이란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으며 이에 따른 (보복) 조치"라고 설명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이란에 나포된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가 지난 2020년 10월 일본 도쿄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 2024.01.12 koinwon@newspim.com |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천연가스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다니는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동맥'과도 같은 곳이다.
이날 앞서 영국 해사 보안업체 앰브레이는 세인트 니콜라스호가 오만의 도시 소하르 근처를 항해하던 중 군복차림의 남성들이 승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박 자동식별장치(AIS)가 꺼졌다고 전했다.
선박의 운영사인 그리스 해운회사 엠파이어 내비게이션은 해당 선박이 이라크 바스라에서 14만5000톤(t)의 원유를 싣고 수에즈 운하를 거쳐 튀르키예 알리아가로 향하던 중 나포됐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에는 필리핀 국적자 18명과 그리스 국적자 1명을 포함한 총 19명이 승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 니콜라스호는 과거 수'에즈 라잔호'로 불린 유조선으로, 지난 2022년 2월 이란산 석유를 운송한다는 혐의 속에 미국-이란 간 분쟁의 원인이 됐다.
1년에 걸친 분쟁 끝에 미국 법무부가 배에 실렸던 100만배럴 상당의 이란산 원유를 압류했고, 해운사인 엠파이어 내비게이션은 지난해 9월 이란산 원유 밀반입 혐의를 인정하고 240만달러(한화 약 31억5720만원)의 벌금을 내는 데 합의했다.
이번 나포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의 승리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해상 물류 혼란이 빚어진 가운데 벌어졌다.
후티 반군이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자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선사들이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 등을 우회하는 항로를 선택하면서 해상 운임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최근 둔화하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위로 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세계 원유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분쟁에 휩싸이며 국제 유가는 이날 1% 가까이 오르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1시 50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0.92% 오른 72.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3월물 가격은 0.81% 오른 77.42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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