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HMM 매각 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의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의문을 지속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 세계 5위 선사인 하파그로이드가 HMM이 속한 동맹 이탈을 예고하면서 세계 해운동맹 재편이 전망된다. 하림의 자금 조달 계획이 현실성 없는 것으로 지적되면서 해운동맹 가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HMM 새 주인 찾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된다.
[사진=HMM] |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의 재무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매각작업이 자칫 불발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전날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포함된 매각 측과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인수 측 우선협상이 종료됐다. 양측은 지난달 21일 킥오프 미팅을 통해 1차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4주에 걸친 협상에도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주주간 계약 협상 최종 시한은 다음달 6일까지 2주 연장됐다. 만약 최종 시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계약은 결국 불발된다.
쟁점은 하림의 자금조달 계획이다.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HMM 인수 가격으로 6조4000억원을 적어냈다. 이 가운데 하림그룹이 팬오션 유상증자로 3조원 가량을, JKL파트너스가 7500억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과 펀딩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을 두고 매각 측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팬오션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3조원의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한 (매각 측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의 재무 상황은 HMM이 새로운 동맹을 찾을 때도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더 문제다.
해운산업 특성상 동맹에 소속되지 않고 해운사를 운영하는 것은 힘들다. 최근 세계 해운 동맹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HMM 역시 새로운 동맹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외 해운사들이 하림그룹의 재무 상황에 의문점을 가진다면 동맹 가입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동맹은 한 번 시작되면 5~10년 동안 유지된다. 이에 해운사들은 '지배구조'를 기준으로 파트너십 가능성을 평가한다.
해운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해운사는 동맹에 가입하지 않고 운영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면서 "HMM의 주인이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과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70%가 외부 자본에 의존하는 빚더미 회사가 되면 글로벌 해운사들은 (HMM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HMM 지배구조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면 동맹에 가입하더라도 HMM은 불리한 조건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자금 조달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가 지미니 동맹을 만들었고 다른 동맹들의 재편이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불안한 회사로 매각이 진행된다면 한국 해운산업은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매각 측은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주 간 계약 1차 협상 시한을 이날까지 5주로 정한 바 있다. 다만 매각 측이 원할 경우 협상 기간을 2주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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