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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폭설에도 전력예비율 '여유'…원전 2기 늘고 전력수요 줄어

기사입력 : 2024년01월25일 17:38

최종수정 : 2024년01월25일 17:38

올겨울 전력피크 산업부 전망 밑돌아
원전 1.9GW 늘어…전력 공급량 여유
난방비 인상에 전력수요 감소도 한몫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이번주 한파와 폭설에도 전력수급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예년의 경우 전력예비율이 10% 아래도 떨어질 만한 상황이지만 올 겨울에는 20% 안팎의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원전 가동 기수가 2기나 늘어나면서 전력공급에 한결 여유가 생겼고, 지난해 난방비 인상으로 인해 전력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전력공급에도 여유가 생겼고 전기요금 부담도 낮추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는 게 전력업계의 시각이다.

◆ 작년보다 겨울철 전력피크 떨어져…전력수요 감소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중 전력 수요가 올 겨울철 최대치인 92GW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존 최대치는 한 달여 전인 지난해 12월 21일의 91.6GW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전력공급예비력은 18기가와트(GW)를 웃돌며 안정적인 수급 상태를 유지했다. 전력예비율도 21%를 보이며 안정적인 상태다(그림 참고).

[자료=전력거래소] 2024.01.25 rang@newspim.com

산업부 등은 한파와 폭설의 영향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극 한파로 인한 이상 저온과 서해안 중심의 폭설이 동시에 발생했고, 폭설로 인해 눈이 쌓이며 태양광 이용률이 하락 중인 사실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전력 수요는 이달 셋째주 81~86GW 수준에서 일주일여 만인 23일에 89.2GW까지 높아졌다. 24일에는 소폭 하락한 88.5GW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셋째주의 평균치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기존 최대치인 지난해 12월 21일의 91.6GW를 넘어서지는 않는 선에서 그쳤다.

이는 갑작스러운 이상 기온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이 예년 겨울보다 따뜻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최저기온은 영하 14도로, 1년 전인 지난해 1월 넷째주의 최저기온인 영하 17.3도와 비교하면 3도 가량 높았다. 같은 기간 최고기온은 영상 9도와 영상 4.6도로 더 큰 차이를 벌렸다.

12월 기준으로 봐도 지난해 겨울이 온도가 더 낮았다. 전력피크가 발생했던 지난해 12월 넷째주의 최저기온은 영하 14.7도로, 2022년 12월 넷째주의 최저기온인 영하 13.7도와 비교해 소폭 높았다(그래프 참고).

전력거래소는 다음달 초 입춘이 다가오는 만큼 겨울철 전력피크를 대비할 시기는 지났다고 예측한다. 이달 넷째주와 마찬가지로 급작스러운 이상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요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이상 한파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대비하고 있지만,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번주와 같은 한파는 잦아들 것으로 예측된다"며 "2월 4일이 입춘인 만큼 이제 어느 정도 전력 수요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력예비율 최근 3년만에 최고치…원전 2기 늘어 전력공급 1.9GW 증가

올 겨울철 전력피크 당시 확보한 예비전력은 13.7GW로, 최근 3년간의 전력피크 당시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겨울철 전력피크의 예비전력은 ▲2021년 1월 11일 8.6GW ▲2021년 12월 27일 12.8GW ▲2022년 12월 23일 11.1GW 등으로 집계됐다.

이달 넷째주에는 15GW 이상의 높은 수준으로 에비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24일 기준 예비전력은 18.9GW로, 2년 전인 2021년의 전력피크 당시와 비교하면 약 2배쯤 높은 수치다.

전력 당국은 예비전력의 수급이 예년 대비 안정적인 이유는 이달 넷째주부터 원전 2기가 전출력으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정비를 마친 한울 1호기와 한빛 2호기가 이번주부터 본격 운행을 시작하면서 수급에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또 신한울 2호기도 시운전을 통해 전력 공급에 일부 기여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규 원전을 건설해 더욱 안정적인 전력 수급의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력 당국은 다음 달 중 향후 15년간의 국가전력 운용의 기본적인 방향을 담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발표할 예정으로, 이번 전기본에는 신규 원전 4기를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을 겪었던 국민들이 자체적인 에너지 절약에 나섰던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2년여간 에너지 전담 기관인 한국전력공사의 천문학적인 적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관한 대대적인 사회적인 관심이 모이면서 요금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감축이 필수적이란 국민적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전력거래소는 아직 상업 운전에 돌입하지 않은 신한울 2호기까지 정비를 마친다면 원전을 통한 예비전력 확보가 더욱 원활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재 한울 1호기와 한빛 2호기를 통해 확보한 예비전력은 1.9GW에 달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한울 1호기와 한빛 2호기의 설비 용량이 각각 0.9GW 늘어나 예비전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며 "신한울 2호기의 설비 용량은 1.4GW 수준이지만, 아직 시운전 중이라 출력 변동이 심해 0.6~1.4GW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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