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등 보험사 순이익 두자릿수 증가 전망
성과급은 예년 수준…당국, 충당금 적립 요구
배당성향 확대 주저…"주총서 주주 반발할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해 호실적이 예상되는 보험사가 직원 및 주주 이익 확대를 주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성과급 및 배당 확대에 주의하라고 당부하며 충당금 적립을 계속 요구해서다. 상생금융 바람이 자칫 정부가 추진하는 주주 친화 정책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에프엔가이드 실적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생명 등 4개 보험사 2023년 순이익은 6조9290억원으로 2022년(6조2000억원)과 비교해 11.8%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1조1410억원에서 1조85300억원으로, DB손해보험은 9810억원에서 1조5210억원으로, 현대해상은 5610억원에서 9390억원으로 순이익이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생명 순이익은 2022년 1조5830억원에서 지난해 1조887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른 보험사도 전년대비 순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53개 보험사 누적 순이익은 11조42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2% 증가했다.
호실적에도 보험사는 직원에게 성과급 보따리를 확 풀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6일 보험사 최고책임자(CFO)를 불러 성과급이나 배당 규모 조절 등을 당부해서다. 지난해 도입한 새 회계기준(IFRS17) 안착 때까지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게 명목이다. 하지만 보험사는 상생금융 확대 압박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도 상생금융 확대 분위기 속에 올해 성과급 규모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사진=뉴스핌DB] = 2021.11.10 tack@newspim.com |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봉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삼성화재는 올해 45~50% 수준에서 지급한다. 지난해 연봉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현대해상은 올해는 30% 이내에서 지급할 전망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41%에서 올해 30~41%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성과급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작년과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직접 성과급 자제를 얘기했고 충당금 적립도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사내에서는 성과급이 작년과 비슷한 정도일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보험사는 주주 이익 확대도 망설이고 있다. 금융당국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에서 배당금으로 나가는 비율)을 확 끌어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 배당성향은 2019년 42.7%에서 2021년 24.6%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보험사 배당성향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익 증가에도 배당을 확대하지 않으면 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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