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건 실적 급감…'K뷰티' 하락세 때문
북미·유럽·일본 시장 공략 나서…국내 '가맹 철수'는 미정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내 화장품 업계 1,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뷰티 부문의 하락이 눈에 띈다. '큰손' 중국인 고객이 외면한 것이 이유로 꼽히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건은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31.5% 감소한 487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뷰티(화장품) 사업 영업이익이 1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52.6% 감소) 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아모레퍼시픽 실적 또한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1% 감소한 15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광화문 빌딩 [사진=LG생활건강 제공] |
두 회사 모두 실적 하락 이유를 '중국 매출 감소'로 꼽았다. LG생건은 실적 발표 후 "중국향 수요 약세로 뷰티 수익성이 하락하고 해외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고, 아모레퍼시픽 또한 "면세와 중국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K-뷰티에 대한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부동산 위기로 인해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것과 동시에 중국에서 자국 제품을 강화하려는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코로나19의 악재 회복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엔데믹 후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 당시 제품을 초저가로 떨이판매했던 상황이 추후 회복되지 않아 실적 악화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외국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이 가운데 중국 외 수출국 다변화를 시도한 국내 중소 화장품기업이 지난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지난해 수출 동향에서 국내 중소기업 수출액 1위 품목은 화장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두 회사 또한 북미·유럽·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본에서는 현지화 기준으로 약 30%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며 "전년 대비 58%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미주 지역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지형 재편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생건 또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건은 4분기 실적과 함께 자료를 통해 "근본적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의 변곡점"을 기치로 내세우며 북미·유럽·일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을 공고했다. 이들은 앞서 더 에이본, 더 크렘샵 등 미국 화장품 관련 브랜드를 인수합병(M&A)하기도 했다.
각 회사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체질 개선도 병행할 계획이다. 리브랜딩 및 M&A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 경쟁력을 보완하고 해외 사업 중 부진한 사업은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사업 철수 여부가 주목된다.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을 보유한 LG생건은 지난해 가맹사업을 철수하고 가맹계약을 '물풍공급 계약'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난 3년새 가맹점 수가 크게 줄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당장은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가맹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입점 브랜드의 매력을 강화해 아리따움을 중심으로 가맹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