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KBS 신년 특별 대담 방송
"대통령 부인이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워"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고 아쉬워"
"제2부속실·특별감찰관 검토 중...예방엔 도움 안돼"
[서울=뉴스핌] 김승현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이른바 '명품백' 논란에 대해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면서도 "앞으로 발생 하지 않게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면서도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고 아쉽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논란에 대한 대책으로 제기되고 있는 제2부속실 및 특별감찰관 설치에 대해서는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면서도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KBS와 신년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2.07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 방송된 KBS와의 특별 대담에서 김 여사 논란 관련 질문에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라며 "서초동 아파트에 6개월가량 살다가 용산 관저에 들어갔는데 제 아내 사무실이 그 지하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저에서) 검색기를 설치할 수 없었고 그걸 다 설치하면 복도가 막혀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며 "또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이야기하며 왔기 때문에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아마 자꾸 오겠다고 해서 제가 보기엔 그걸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아쉽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저한테 만약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더라면 저는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헀던 DNA가 남아있기 때문에 저라면 좀 더 단호하게 대응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선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 어렵나 생각되고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서는 직접 제 입으로 자세히 설명드리는 걸 원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낳을 부정적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관저에서 그런 게 잘 관리될 뿐 아니라 조금 더 선을 분명하게 그어서 국민들께서 여기에 대해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끼치는 일 없도록 그런 부분들은 분명하게 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시계에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고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렇게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며 "그러나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 공작이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하지 않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7일 밤 윤석열 대통령 특별 대담 방송에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송출되고 있다. 2024.02.07 leehs@newspim.com |
윤 대통령은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제2부속실 및 특별감찰관 제도에 대해 "특별감찰관은 국회에서 선정해서 보내는 것이고, 그럼 대통령실은 받는 것"이라며 "제가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이것(김 여사 논란)을 가지고 '민정수석실이다, 특별감찰관이다, 제2부속실이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제2부속실 같은 경우는 지금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제도든지 간에 비위가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사후에 감찰하고 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것을 적절하게 막지 못한다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게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나 제 아내가 이제 앞으로 국민들께서 걱정 안 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된다는 그런 점"이라며 "어쨌든 제2부속실을 비롯한 제도들은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명품백 이슈로 부부싸움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안했다"고 답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지 않는 이유, 이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피습, 최근 하락세인 지지율에 대한 소회,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의 총선 출마에 대한 생각 등 정치적 이슈와 물가 문제, 의대 정원 확대 문제, 우리나라 핵보유 문제 등 정책 이슈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도 답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