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호조에 신세계·현대百, 2년 연속 매출 신기록
전기·난방비 등 고정비용 증가에 영업이익은 줄어
올해 소비심리 위축·부동산 경기 침체 등 여파 예상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백화점업계도 지난해 치솟은 전기료와 난방비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명품 판매 호조로 매출액은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전기료와 난방비를 비롯한 고정비용 증가로 사실상 남긴 돈은 전년 보다 줄어들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조402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2조2896억원) 대비 4.9% 늘며 규모를 키웠다. 2년 연속 최대치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3562억원으로 전년(3788억원) 보다 6.0% 하락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부문은 명품, 영패션, 스포츠, 화장품, 식품 등의 매출 호조로 매출 신장했다"며 "반면 영업이익은 인건비, 수도광열비,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증가 영향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실제로 현대백화점이 공개한 지난해 주요 고정비는 5435억원으로 전년(5026억원) 대비 8.1% 증가했다. 이 중 수도광열비(809억원)가 19.5%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감가상각비도 10.3% 늘었다. 인건비 상승률은 3.1%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2조55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매출을 2년 연속 경신했다. 지난 2022년(2조4869억원) 보다 2.8% 늘며 가까스로 2년 연속 기록 경신에 성공했다.
이는 별도 법인인 광주·대구·대전 신세계백화점 실적을 합산한 수치로, 대전(11.1%), 대구신세계(4.0%)의 매출은 늘었지만 광주신세계 매출은 지역 소비 침체 영향으로 2.9% 줄었다.
매출은 기록 경신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399억원으로 전년(5019억원) 보다 12.4% 줄었다.
지난해 신세계 강남점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단일 점포 거래액 3조원을 돌파했고, 부산 센텀시티점은 지역 점포 최초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주력 점포의 호실적이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지속적인 고물가에 인건비를 비롯한 관리비와 판매촉진비 등이 동반 상승하며 고정비용 지출이 늘며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신세계의 백화점부문 영업이익은 2766억원으로 전년(3480억원) 보다 20.5% 줄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백화점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백화점부문 매출 예상액은 8조4000억원대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4500억원 수준으로 9%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계구매력 악화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심리 저하로 올해 백화점 성장률은 더딜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동산 경기 부진은 VIP 중심인 백화점의 추가적인 실적 부담 요인이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