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올레드 패널 기술격차로 中따돌린 삼성D
IT용 올레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로 '승부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CEO의 일거수일투족은 해당 기업 임직원은 물론 시장 투자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심사다. CEO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의 활약상을 연중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해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2조100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둬들였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을 등에 업고 한국 디스플레이 기술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하이엔드 모바일 올레드 패널 기술 패권을 쥐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독보적 입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실적이었다.
2020년 12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최주선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2020년까지만 2조2400억원대에 불과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2021년 4조4574억원규모로 커졌고, 지난해엔 영업이익 5조5700억원을 거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호실적 근간엔 하이엔트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올레드 패널의 독보적 기술력이 있다. 2023년 4분기 기준 삼성디스플레이 모바일용 올레드 패널의 매출 비중은 90% 후반이다. 이 중 주요 고객사는 애플과 삼성전자로 알러졌다. 코로나 기간과 포스트 코로나 기간 동안 TV 시장은 크게 위축된 반면 스마트폰 시장은 선방했고, 그 결과 모바일용 올레드 패널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자연스럽게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주선 사장 체제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미래 준비를 위한 과감한 투자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규 투자 협약식을 개최하고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들여 충남 아산에 최첨단 태블릿, 노트북 등 IT용 올레드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모바일 올레드 패널 생산에 집중했다면, 올레드 패널 경쟁력을 태블릿, 노트북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노림수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신공장에 세계 최초의 8.6세대 라인 투자에 나선다. 2026년 이 새로운 라인이 완성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간 1000만 장의 IT용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최주선 사장은 지난해 미국 유일의 올레드 제조업체인 이매진(eMagin)을 2억1800만 달러, 한화로 약 290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 애플이 비전프로를 출시한 가운데 확장현실(XR) 시장이 꿈틀대고 있는데, XR 기기는 해상도가 스마트폰 보다 10배 가량 높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가 적용돼야 한다.
최주선 사장은 이매진 인수 계약과 관련해 "XR기기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매진의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XR 관련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임기 4년차를 맞이한 최주선 사장이 안고 있는 과제는 모바일 올레드 패널 기술에 대한 중국 추격을 어떻게 따돌릴 것인가다. 중국 BOE는 애플 아이폰15에 올레드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 이슈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비해 납품이 늦긴 했지만, 애플 아이폰15 공급망 진입엔 성공을 거둔 만큼 앞으로 아이폰을 두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 3사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등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흐름은 모바일 올레드 패널 의존도가 높은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주선 사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Max Align'을 제시하며 "목표에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부서 간, 상하 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더 나아가 해외법인, 고객, 협력업체와 확실한 원팀(One Team)이 되어 '완벽한 조율과 최고의 합을 이뤄내자(Max Align)'"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