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권리 수호하며 책임·의무 다할 것 선언"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엄상필 신임 대법관이 4일 "공정하면서도 신속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는 것, 공동체의 정의 기준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선언해 사회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변치 않을 우리의 소명이자 책무이고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당부했다.
엄 대법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면서도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선언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2.28 leehs@newspim.com |
그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것이 법원의 임무임을 잊지 않으면서, 공동체와 다수의 이익을 함께 살피겠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과 절차적 정당성의 실현, 그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이어 "사회적 다양성의 증가, 기술 발전 및 세계화의 흐름이 사법부에 던지는 질문을 심사숙고해 적절히 대처하는 데에도 힘을 보태겠다"며 "또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을 엎드려 살피고, 고개를 높이 들어 어디로 가야 할지 멀리 바라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왼쪽과 오른쪽을 빠짐없이 둘러보고, 뒤돌아서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눈 덮인 들판에 새로 내딛는 한걸음한 걸음이 곧 뒷사람의 길이 된다는 것도 명심하겠다"고 부연했다.
엄 대법관은 "송사를 듣고 다루는 근본은 성의(誠意)에 있음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며 "정성을 다해 분쟁의 본질을 이해해야 하고, 법의 문언이나 논리만을 내세워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정의 관념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끝으로 엄 대법관은 "경험과 시야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위에서 지혜를 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며 "오늘도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시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계신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 출생인 엄 대법관은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래 약 26년 동안 서울·강릉·진주·창원·수원 등 전국 각지의 여러 법원에서 민사·형사·가사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한 정통 법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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