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복지

속보

더보기

"의료기보다 싼 게 인턴"…기형적 구조가 '의료공백' 불렀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전공의 포기 사직 인턴 인터뷰
"수련의는 값싼 노동력…미래 안보여"
빅5 전공의 절반도 전임의로 안 남아
"증원해도 필수과 인기만 높아질 것"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준으로 일을 시킬 수 있고, 월급도 4년간 사실상 동결 수준이다. 병원이 전공의를 많이 쓰는 이유는 제일 싼 값에 굴릴 수 있는 인력이기 때문이다."

주요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 전환을 앞두고 이번 전공의 사직 행렬에 동참한 A씨는 지난 1년간 주 80시간을 근무하며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쏟아지는 호출과 응급 수술 등으로 쪽잠을 자며 24시간 당직을 섰고 바로 평일 근무에 들어가야 하는 날이면 꼬박 36시간을 일했다. 수련의 과정을 밟고 있는 인턴이지만 그는 '값싼 노동력'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부의 전공의 미복귀에 대한 면허정지·처벌 절차 개시 첫날 인 지난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3.04 leemario@newspim.com

◆ 수련의 '값싼 노동력' 취급…"미래 없어"

최근 뉴스핌 취재진과 만난 A씨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환자가 이동할 때 인턴이 옆에서 엠부(수동 산소호흡기)를 짜면서 이동해야 한다"라며 "자동으로 해주는 기계도 있지만 인턴을 쓰는 게 그 기계값보다 싸니까 병원이 인턴을 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4일 정부가 전공의(레지던트) 집단행동에 대해 행정처분을 시작했다. 정부는 '최소 3개월 의사면허 정지' 카드를 꺼냈지만 현장조사 결과 전공의 상당수는 돌아오지 않았다. 당일 오후 8시 기준 전공의 수가 많은 상위 50개 병원 전공의 1만명가량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전공의 없이 교수와 전임의(펠로)로 버틸 수 있는 최대 기간을 2~3주로 봤다. 의료공백을 넘어 '의료마비'가 우려되는 상황. 전공의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기형적인 구조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전공의 집단행동의 중심이 된 서울성모·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대·서울아산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평균 38.5%다. 그중 가장 비율이 높은 서울대병원의 비중은 46.2% 달한다.

의료마비 우려는 코 앞으로 다가왔다. A씨처럼 전공의 전환을 앞두고 있던 인턴의 공급이 끊기고 재계약 시점이 다가온 전임의들이 이탈하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더 적은 인력으로 버티기에 들어가야한다. 

A씨는 병원에 돌아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도제식 배움이 '교육'보다 '값싼 노동 제공'에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수님의 외래진료 보조에 들어가는 이유는 교수님이 어떻게 진료하는지 옆에서 지켜보기 위해서다"라며 "도제식으로라도 배울 게 있어야 하는데 30초마다 외래진료 환자를 보는 교수님을 보조하기 위해선 환자를 들여달볼 시간은 없다. 그냥 일만하다 끝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가까운 미래인 전공의가 일하는 모습을 보며 A씨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 80시간을 일할 때도 88시간 일하는 전공의 선배를 보면 힘들다는 말도 못 했다"라며 "정부 행정처분으로 1년을 날려도 상관없다. 미래가 없는데 수련 과정을 밟아서 뭐하냐"고 했다.

실제로 전공의 과정을 다 밟은 뒤 전임의로 병원에 남는 이들은 손에 꼽는다. 빅5 병원의 전임의 비율은 전체 의사의 1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40%에 육박하던 전공의 중 절반도 병원에 남지 않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부의 전공의 미복귀에 대한 면허정지·처벌 절차 개시 첫날 인 지난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 하고 있다. 2024.03.04 leemario@newspim.com

◆ 의대 증원 시 인기과 '쏠림' 더 심해질 것

상급 종합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최근 개원의 페이닥터로 취직한 B씨는 "개원의로 오니 몸도 편하고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 역시 A씨처럼 수련의 과정을 밟을 때에는 한 번에 17시간을 근무했고, 심할 땐 시급이 5000원도 나오지 않았다.

B씨는 전임의로 전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학위도 못 딸 것 같고 몇몇 교수에게 노예처럼 부려질 것 같아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의대증원이 전공의 상황을 나아지게 만들긴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기과 쏠림 현상이 오히려 더 심해져 정작 전공의가 필요한 곳으로 낙수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전공의들은 인기과를 줄여 '피안성 정재영(피부과·안과·성형외과·정신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이라고 부른다. 인기과의 공통점은 상대적으로 수술이 적고 몸이 편하다는 것이다.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등은 기피 대상이다.

비인과는 전문의 자격을 따고 난 뒤에도 문제다. B씨는 "환자들 생명줄이 달린 흉부외과 같은 곳이 기피대상인 이유는 100번 수술하다 1명 죽으면 돌팔이라는 소리를 듣고, 그동안 벌어둔 둔도 소송비로 다 날려야 한다"며 "개원해도 사람 죽인 의사 소리가 따라 붙는다"고 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쉽게 뜻을 굽히지 않을 분위기다. A씨는 "최소한 총선은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총선 이후 기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병원에 돌아가지 않겠단 의미다.

환자 곁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무겁지 않냐는 질문에 A씨는 "마음이 무겁지만 지금 돌아가게 되면 그동안 환자들 곁을 지키지 못한 시간이 헛수고로 돌아갈 것"이라며 "환자들과 미래 의료계를 위해서라도 다른 결론을 짓고 돌아가야겠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사진
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