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이 7일(현지시간) 빅테크의 시장 남용을 금지하는 디지털시장법(DMA) 시행 첫날부터 애플을 조준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 iOS에 대체 앱스토어 설치를 막았다는 미국 게임제작사 에픽게임즈의 주장과 관련해 애플에 해명을 요구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DMA 아래 개발자를 침묵시키려는 '게이트 키퍼'(gatekeeper)의 위협이란 있을 수 없다"며 "담당 부서에 이를 우선적으로 살펴보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애플 아이폰과 포트나이트 게임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게이트 키퍼는 검색 엔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동영상 공유 플랫폼,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 운영 체제(OS),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왓츠앱 등 메시징 서비스 등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를 일컫는 DMA상의 용어다.
EU는 이날 0시부로 DMA를 정식 시행했다. DMA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시장 남용을 막기 위해 일정한 규모의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 규제 관리하는 법이다.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애플을 비롯해 구글 모기업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총 6개사다.
지정 기업은 외부 앱 및 대체 앱스토어 설치와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허용해야 한다. 또 자사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더 잘 노출되도록 우대하거나, 이용자 활동 정보를 수집해 이를 자사의 다른 플랫폼의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등 지배적 시장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를 금한다.
법 위반시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상습 위반시 최대 20%까지 과징금이 오를 수 있으며 문제가 되는 사업 부문 매각 명령도 내려질 수 있다.
전날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인앱결제가 아닌 대체 결제 수단으로 자체 앱스토어인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EU 국가 iOS에 설치해 포트나이트 등 자사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애플 개발자 계정을 개설했으나 애플이 계정을 종료시켰다고 주장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러한 결정이 애플을 공개 비난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는 한편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데 따른 것"이란 입장이다.
EU는 DMA 외에도 이번 사안이 디지털서비스법(DSA),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P2B)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도 들여다 볼 방침이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DSA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명확한 이유 없이 개발자 계정을 종료시키는 것을 금하며, 플랫폼 운영 투명성과 불공정 관행을 막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된 P2B 규정은 플랫폼 사업자가 개발자에 계정 종료를 하기 전 사전 고지하는 의무가 담겼다.
애플은 DMA 시행 첫날부터 조사 대상이 되면서 난감하게 됐다. 지난 4일 EU집행위는 애플이 iOS 이용자들에게 애플뮤직보다 더 저렴한 음악 스트리밍 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시장남용을 했다며 약 18억 유로(약 2조 6121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한 바 있다. 애플은 항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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