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받는 보조금 규모 많다적다 판단 어려워"
"美반도체 보조금, 인프라 시설 집중될것"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미국 정부가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에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텍사스주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미국 반도체 보조금 지급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보조금 지급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TSMC에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50억 달러(약 6조5800억원) 이상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1공장과 2공장을 짓기 위해 4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고, 50억 달러 보조금을 받을 경우 투자액 중 8분의 1 규모로 보조금을 받는 것이다.
대만 TSMC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를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고, 이 중 280억 달러는 첨단 반도체 몫으로 TSMC를 비롯해 삼성전자, 미국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은 첨단반도체 지원금을 받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상해 왔다.
미국은 중국과 반도체를 둘러싼 패권 전쟁 속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자국내로 반도체 생산 기지를 흡수하며 제조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TSMC,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줄줄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고 투자에 나섰지만,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며 일부 공장 가동 계획도 늦어졌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024년부터 5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당초 계획 보다 1년 늦은 2025년으로 연기했다. 또 2공장은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늦췄다. 첨단 장비 설치를 위한 전문인력 부족 등이 그 이유였다.
반면 최근 미국 상무부 장관이 반도체 보조금을 받으려는 기업들이 과도하게 몰리며 신청 기업들이 실제로 받게 될 보조금이 기업이 원하는 규모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에 미국 반도체 보조금을 기다리는 기업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지난달 워싱텅DC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반도체법과 관련해 미국 안팎의 "기업들이 모두 600건이 넘는 투자의향서를 상무부에 제출했다"면서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와서 수십억달러를 요청하면 난 '타당한 요청이지만 요청액의 절반만 받아도 당신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170억 달러(약 23조원)을 들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최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올 연말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의 미국 반도체 보조금 규모에 대해선 TSMC가 얼마나 신청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많다 적다를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반도체의 경우 한번 투자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투자비의 경우 당사자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공급망분석팀 팀장은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은 반도체 쪽에 집중돼 있는데, 산업 인프라에서 파운드리를 가져가야 한다는 큰 목표가 있는 것이고 과거 영광에 견줄만한 인프라 시설을 갖추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보조금 자체가 천문학적이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