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교황대사를 초치해 백기를 드는 용기로 러시아와의 협상 필요성을 언급한 교황의 발언에 항의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황대사 비스발다스 쿨보카스를 외무부로 불러 "백기를 드는 용기를 내어 침략자와 협상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한 교황의 발언에 실망했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교황청 수장이 앞으로 강자의 권익을 정당화하고 국제법 규범을 무시하도록 독려하는 대신, 선이 악에 대해 승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치도록 하는 신호를 보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황은 전날 공개된 스위스 공영 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을 보며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발언했다. 또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협상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교황의 이 발언은 전황이 불리해진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협상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돼 비판을 받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교황의 발언을 비판하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자국 다큐멘터리 영화에 담긴 전쟁의 참상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을 침공한 이후 20일간의 참상을 담은 영화 '마리우폴에서 20일'은 11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10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삼종 기도 주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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