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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길상 한기대 총장 "한국 정년제 경직돼…70세 넘어도 근무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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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없애고 성과에 따라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어야"
"고용보험 개편 필요성…현금 급여 중심은 복지병 발생"
"기술교육 모델 전세계 확산…거점 대학으로 거듭날 것"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우리나라 정년제는 경직돼 있다. 미국처럼 정년을 없애고 성과에 따라 70세가 넘어서도 근무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고용노동분야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은 지난 12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운영 중인 정년제를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천안=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이 지난달 30일 한기대 1캠퍼스 총장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6.30 mironj19@newspim.com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현재의 노동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문 인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 총장은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죠. 아마도 기업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텐데, 노동생산성을 유지하거나 높이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럴 때 일수록 기존의 전문인력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누구에게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건 아니다. 미국의 사례처럼 매년 성과 평가를 실시해 일정 기준 이상의 근로자에게만 노동의 기회를 부여하고, 대신 일할 수 있는 나이에 별도의 제한을 두지는 말자는 것이다.

유 총장은 현행 고용보험제도도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현금 급여 중심의 실업급여 제도는 복지병을 발생시켜 노동생산성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있고, 디지털 혁명을 넘어 이제 인공지능(AI)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고용보험 제도 등 노동시장 시스템을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다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는 주로 실업급여의 사회안전망 기능 강화 측면만 강조해서 급여 수준을 올리고 요건을 완화하고, 소정급여일수를 늘리고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해왔다"면서 "그것만 하면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성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또 "고용보험을 어떻게 운영할 건지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 필요하다"면서 "실업급여 지급 등 현금 급여 중심으로 가면 역사가 증명하듯이 복지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업급여 부분에 있어서는 실업급여의 지속 가능성 확보, 취약계층 보호의 필요성 등 균형을 잘 잡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결국은 실업 기간을 최소화하면서 구인자와 구직자를 연결시켜주는 고용서비스 선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시했다. 

유 총장이 고용보험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그가 한국의 고용보험제도를 직접 설계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유 총장은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미국 화와이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를 취득하고 한국노동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구원에서 고용보험제도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수행해 왔고, 1998년 1인 이상 사업장에 고용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고용보험의 아버지'로 불려 왔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에 올랐고, 한국고용정보원 원장도 지냈다. 이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테크노인력개발대학원 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고용보험평가위원회 위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위원 등을 지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윤석열 후보의 캠프에 참여해 선대본부 고용노동정책분과위원장을 맡으면서 윤석열표 노동공약을 설계하기도 했다.  

유 총장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 '소통'을 꼽는다. 지난해 6월 한기대 제10대 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구성원들과 소통을 매우 중요시한다. 지난해 가을 중장기 발전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하며 4대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소통을 강조했다. 

유 총장은 지난 9월 한 달간 수요일마다 학생 대상 '천원의 아침식사'에 직접 배식을 하는가 하면, 취임 100일을 맞아서는 직원들과 '토크 콘서트'를 열어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 공유와 대학 발전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대학 핵심가치를 경영 일선에 스며들게 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연말 우수직원 포상도 분야별(창의, 소통, 협력, 공헌)로 선정해 포상했다. 영양사·조리사·미화원 등과도 티타임 및 식사자리를 하며 "이른 새벽에 출근들 하셔서 재료를 손질하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해 주셔 감사하다. 깨끗한 대학 환경 조성을 위해 고생해 주셔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이 지난 6일 충남 천안의 한기대 담헌실학관 담헌홀 대강당에서 '총장님과 함께하는 한기대 TALK! TALK!' 콘서트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술교육대학교] 2024.03.12 jsh@newspim.com

지난 6일 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담헌실학관 담헌홀 대강당에서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이색적인 행사도 열었다. 올해 입학한 2024학년도 신입생 882명을 대상으로 '총장님과 함께하는 한기대 TALK! TALK!' 콘서트를 주재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학생들은 "총장님의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총장님의 대학생활은?", "한기대 학생들의 장점은?"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것만큼은 한기대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시는 점은?"이라는 질문에 유 총장은 즉석에서 "우리 대학은 국내 대학 중 실험실습 교육을 가장 잘하며 최첨단 에듀테크 인프라가 구축된 다담 미래학습관, 반도체 클린룸, 첨단기술을 접목한 교육과정 등이 우수하며, 학생들의 실무역량을 키우는 장기 현장실습제(IPP)는 국내 허브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 총장은 취임 1년도 안 돼 대학 운영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6월에는 교육부의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지난 11월 한 언론이 선정한 '학생교육 우수대학' 지표에서 국내 총 49개 유수대학을 제치고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폴란드 최고의 공대인 포즈난공과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학술연구 및 교육과정 운영, 교수진과 연구자 교류 활동 지원, 학위과정 학생들의 교환프로그램 운영,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출판물 발간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행사에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비엘코폴스카 마렉 워즈니악 주지사도 참석, 한국기술교육대와 포즈난 공과대 간 학술교류 및 학생‧교직원간 인적자원교류 등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글로컬(Glocal) 30' 사업에 과감히 도전장을 냈다. 글로컬 30은 2026년까지 비수도권의 지방대 30곳을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해 5년간 2000억(교육부 1000억원, 지자체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유 총장은 글로컬30 도전 목표로 "우리 대학의 강점인 기술교육과 평생교육을 활용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기술교육 모델을 전 세계에 확산코자 한다"면서 "기술교육과 평생직업능력개발의 거점 대학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이 지난 6일 충남 천안의 한기대 담헌실학관 담헌홀 대강당에서 '총장님과 함께하는 한기대 TALK! TALK!' 콘서트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술교육대학교] 2024.03.12 jsh@newspim.com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한기대는 2024학도 수시 경쟁률에서 '지방권 톱10'에 올랐다. 정시 학격생의 수능 백분위 성적도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조차 일부 학과 미달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기대는 매년 100% 충원율을 자랑한다.

유 총장은 "지난해 개관한 최첨단 공학교육 및 연구시설인 다담 미래학습관에서 학생들은 메타버스, 빅데이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지능형로봇, 사물인터넷, 리튬이차전지 등을 교과목에 접목해 수업을 듣는 등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상의 교육여건과 학생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개별 학생에게 최적화된 교육과정, 진로설계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코리아테크 어드바이저(KoreaTech eAdvisor)'를 구축해 산업계가 원하는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 약력

-1953년 전남 고흥 출생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 취득
-미국 하와이대학교 경제학 석사·박사 취득
-제23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경제기획원 사무관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한기대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
-고용보험평가위원회 위원장
-제4대 한국고용정보원장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23.6~현재)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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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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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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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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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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