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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응급실까지 버린 전공의…4년 전엔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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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의료공백 대비해 일부 인력 응급실 투입
4년 전보다 이탈률‧의료공백 크지만 복귀 안해
국민 불안‧간절함 이용…설득력‧타당성 낮춰
대전협, 일부 전공의 투입 후 정부와 협상해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4년 전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은 집단 휴직을 하면서도 환자 생명과 직결된 응급실은 지켰다. 그러나 4년 후 전공의들은 같은 이유로 응급실을 버렸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외침이 국민에 닿지 않는 이유다.

신도경 경제부 기자

사람의 생각을 전하는 말의 영향력은 때로 행동으로부터 좌우된다. 특히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때 설득력은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할 때 높아진다. 전공의들은 응급‧중증 환자는 지키면서 정부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받아 정부에 요구를 관철하려면 무엇에도 휩쓸리지 말고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2020년 당시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 등이 참여한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료공백 장기화가 우려되자 응급실 등으로 필수인력을 투입하고 교대근무를 실시했다. 수련기관 전공의 8700명 중 85%인 7431명이 근무를 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당시 전임의는 2094명 가운데 29.7%인 621명이 현장을 이탈했다. 파업이 시작된 지 2주 만에 내린 결정이다. 그러면서도 집단 휴진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4년 전보다 전공의 이탈률이 높고 의료공백도 길어지고 있지만 전공의는 환자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계약을 포기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전체 1만2350명 대비 1만1994명으로 93%에 달한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은 4주 차에 접어들었다.

전공의는 응급실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를 가장 처음 진단하고 교수의 수술을 지원한다. 그래서 환자, 그 가족, 국민을 지키는 정부 모두에게 중요하다. 정부가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간호사, 공중보건의사 등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응급실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행위자와 환자는 불안하다. 정부 정책이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전공의의 외침이 정부와 국민에 닿지 못하는 이유는 그 불안과 간절함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의 소명으로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마다 소명에 대한 정의는 다르다. 어떤 전공의는 정부 정책을 막는 것이 선배로서 소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단지 직업으로 의사를 선택한 전공의도 있다.

다만 나의 선택이 타인의 생명을 잃게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사망 피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을 뿐, 1초 뒤에라도 발생할 수 있다. 만일 누군가 생명을 잃는다면 국민의 비난을 피할 수 있을까. 결과를 정부 탓으로만 돌리고 죄책감이 아예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전공의 대표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일부의 전공의라도 응급‧중증 환자 곁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 대표로 현장의 전공의들에 의견을 모아 정부와 협상해 이견을 좁혀야 한다. 사적인 이유의 개인별 사직은 그다음이다. 그래야 주장에 대한 설득력과 타당성이 생기고 전공의들을 보호할 수 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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