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정세균 등 당내 원로 '공천 재검토' 목소리
양문석 "사퇴 여부 전당원 투표도 감수하겠다" 사과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한 칼럼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오는 18일 봉하마을을 찾아 진심으로 사죄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양 후보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 여부는 전당원투표도 감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식 사과 이후에도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 전 총리,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를 비롯해 '친노' 이광재 전 사무총장, 고민정 의원 등으로부터 비판이 잇따르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현장행을 택한 것이다.
앞서 양 후보는 지난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의 글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적었다.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4.03.17 yunhui@newspim.com [사진=양문석 X(구 트위터)] |
양 후보는 이날 취재진들에게 "노무현 대통령 유가족과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이제 8년 됐다"며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시절에 한미 FTA, 이라크 파병, 대연정, 새만금 재개 이 부분에 대한 분노들이 감정 조절 없이 터져 나왔던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년 동안 손흥민 축구가 계속해서 진화하던 것처럼 양문석의 정치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기대를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그 글들이 유가족과 많은 지지자들에게 마음에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사죄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내일) 봉화마을을 찾아가서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뵙고 말씀을 드릴 것"이라며 "지난번 경남도지사 출마할 때도 저 혼자 봉하마을을 찾아가 깊게 무릎 꿇고 많은 이야기, 많은 말씀을 드렸다. 제가 오늘 공천장을 받은 이 순간 이후부터 저의 행보를 한번 지켜봐 주시라"고 호소했다.
그는 "제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필요하면 전 당원 투표도 감수할 생각"이라며 "양문석이 이대로 계속 가야 되는지 멈춰야 되는지 전 당원 투표를 당에서 결정해 주시면 그것 또한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6일 경기 하남시 신장시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라고 했다"며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양 후보 관련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 후보를 만나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고 말하며 책임을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양 후보가 "저한테 화가 많이 나 계신 것 같다"고 하자 "하여튼 상황이 이렇게 됐다. 지금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며 "여기서 새로운 게 뭐가 더 나오면 그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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