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등 표결서 금호석화 '완승'
75% 찬성으로 자사주 전량소각 부결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22일 오전 주주총회가 열리는 금호석화 본사 내부는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조카의 난'으로 불리며 주총 이전부터 대립이 이어졌던 것과 상반됐다.
주총에 참여한 한 주주는 "주총 앞두고 기사가 계속 나와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 일찍 도착했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너무 없다"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22일 금호석화 본사에서 개최되는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김아영 기자] |
금호석유화학은 서울시 중구 시그니쳐타워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개최 이전부터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표 대결로 이목이 쏠렸다. 예상대로 이들은 주총 시작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주총 위임장 관련으로 양측의 마찰이 빚어져 주총은 10시가 넘어 시작됐다. 당초 시작 예정 시간은 9시보다 약 1시간 늦게 시작한 셈이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가 제47기 금호석화 정기주총에서 자사주 소각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김아영 기자] |
양측의 기 싸움은 주총 내내 이어졌다. 자기주식 처분·소각 내용이 담긴 제2호 의안 투표 진행 전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자사주를 마음대로 처분하는 건 글로벌 스탠다드와 전혀 맞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된다"며 "자사주 처분으로 투자재원 확보하려는 방법이 주주가치 실현에 부합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백종훈 금호석화 대표는 지지 않고 "지난해 미국 논문에 따르면 자사주를 실질적인 투자재원에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오니 찾아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가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자기주식 처분·소각 내용이 포함된 2-1호안은 74.6%의 찬성률로 가결된 반면, 차파트너스가 주주제안한 2-2호안은 25.2% 찬성률로 부결됐다. 2-2안의 부결로 제3호 의안은 자동 폐기됐다. 사실상 금호석유화학의 완벽한 승리로 끝난 것이다.
백종훈 금호석화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호석화] |
제4호 의안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 표결 직전 주총장에는 결국 고성이 오갔다. 의장을 맡은 백 대표가 김경호 후보자를 추천한 대리인의 추천 배경 설명을 요구하자 차파트너스 측은 현재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백 대표는 "의안과 관련 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호통쳤으며 다른 주주들 역시 진행 방해에 대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표결 결과 회사 측이 내세운 최도성 사외이사가 76.6%의 찬성률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됐다.
이날 주총은 이변 없이 금호석화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박철완 전 상무, 차파트너스 등의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총지분이 10.88% 수준이다. 하지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금호석유화학 안건을 지지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박철완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다.
한편,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900원, 우선주 1주당 2950원 현금배당이 확정됐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