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IRA가 중국의 전기차 및 전기차 부품을 배제하고 있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취지다.
중국 국무원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 신에너지차 기업의 이익과 전 세계 신에너지차 산업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은 26일 미국의 IRA 법과 관련된 신에너지차 보조금 조치를 WTO 분쟁 해결 매커니즘에 제소했다"고 발표했다고 중국 환구시보가 27일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은 IRA 법안의 시행세칙을 제정해 차별적 보조금 정책을 수립하고, 중국 등 WTO 회원국 제품을 보조금 정책에서 배제시켜 공정한 경쟁을 왜곡하고 신에너지차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은 규칙에 기초한 다자간 무역시스템을 확고히 수호하고, 규칙의 틀에 따라 산업 보조금을 시행하는 WTO 회원국의 정당한 권리를 존중한다"며 "미국이 WTO 규칙을 준수하고 차별적인 산업 정책을 적시에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IRA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산업에 375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 골자이며, 중국을 포함한 외국의 '우려기업'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원료와 부품을 사용하는 전기차에는 보조금 지급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WTO에 제소하게 되면, WTO는 분쟁 해결을 위해 양자 협의를 요청하게 된다. 요청받은 국가는 30일 이내에 제소국과 협의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미중 양국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협의가 성과를 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양자 협의에서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제소국은 WTO에 분쟁해결 패널을 설치할 것을 요구할 수 있으며, WTO는 자체적으로 분쟁해결 절차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수 년이 소요된다.
WTO가 결론을 내더라도 미국이 상소할 수 있다. 상소 역시 수 년이 소요된다. 때문에 중국의 이번 WTO 제소는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WTO에 제소했다는 사실 자체가 글로벌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으며, 유럽 국가 역시 미국의 IRA 법안을 쟁점화하고 있는 만큼 유럽 국가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USTR)은 성명을 통해 "WTO의 협의 요청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중국과 세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중국 제조업체들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불공정한 정책과 관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무역기구(WTO) 전경 [신화사=뉴스핌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