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수요, 2029년 29.5조 규모로 늘어날 전망
LS·대한전선, 설비 투자에 각각 6915·9900억원 투자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국내 전선업계 투톱인 LS전선, 대한전선이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 해상풍력 발전단지 구축으로 해저케이블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노후화된 전력망의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양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LS전선이 시장 선두에 서 있는 가운데, 대한전선은 격차 줄이기를 위해 신규 해저케이블 공장 구축 등을 단행한다.
◆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해저케이블 수요 급증
28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 달러(약 310조원)에서 2030년 5320억 달러(약 702조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IEA는 '2024년 연례 전력 시장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전력 수요가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평균 3.4%씩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국들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위해 신규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구축하기로 계획, 바다와 지상을 잇는 해저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영국 원자재시장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전 세계 해저케이블 수요는 2022년 6조4000억원에서 2029년 29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대만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을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LS전선의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이 보유한 포설선 GL2030. [사진=LS전선] |
◆ 공장 증설, 생산기기 구축 등 설비 분야 투자 확대
해저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움직임은 분주해졌다. 현재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 4위이자 국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LS전선은 올해 설비 분야에 691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설비 투자액(3733억원)보다 85% 증가한 규모다. 이로써 LS전선은 최근 2년간(2023~2024년) 설비 분야에 1조648억원을 투자했다.
LS전선은 최근 덴마크 CIP와 대만 펑미아오 해상풍력사업의 해저케이블 우선협상대상자 계약을 체결했다. 펑미아오 해상풍력사업은 2027년까지 타이중 항구 근해에 500메가와트(MW) 규모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LS전선의 예상 공급 규모는 130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한전선 당진공장의 모습. [사진=대한전선] |
대한전선은 시장 후발주자로 진입했지만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대한전선은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제품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공장 증설, 국외 생산기기 구축 등에 99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전선이 발표한 9900억원 투자액 중 무려 95%인 9400억원이 해저케이블 신규 공장 구축 및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46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2공장 등의 투자자금을 확보했다. 2공장은 2027년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저압에 이어 354kV, 525kV HVDC 등 고압 해저케이블까지 만든다. 대한전선은 현재 1003억원 규모의 영광낙월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해저케이블 공급을 수주했으며 안마 해상풍력단지 우선공급대상자에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해저 케이블 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은 영역이기 때문에 특히 수주 경험이 많은 국내 전선 기업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해외 법인·공장 설립 등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