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연방수사위원회 "우크라 자금지원 증거 확보"
백악관은 "테러 정보 이미 서면 경고" 반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 수사당국이 14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모스크바 인근 공연장을 공격한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과 관련돼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체포된 테러범들을 조사하고, 그들로부터 압수한 기술적 장치들을 연구하고, 금융 거래에 대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과의 연관성에 대한 증거를 얻었다"라고 밝혔다.
연방수사위원회는 이어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현금과 암호화폐를 받았으며 테러자금 조달에 연루된 또다른 용의자가 구금돼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사법당국은 모스크바 테러 사건이후 11명을 체포했고, 이들 중 8명을 구금한 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스크바 테러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25 kwonjiun@newspim.com |
테러 발생 이후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고, 특히 미국 등은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주도한 것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와 미국·영국 등 서방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공연장 테러가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소행이란 것을 알고 있지만,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잔학 행위는 2014년부터 '신나치' 키이우 정권의 손에 의해 우리나라와 전쟁을 벌여온 자들의 일련의 시도와 관련된 고리일 뿐"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했다.
이 같은 언급은 이번 테러 사태를 빌미 삼아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보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백악관은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의 성명에 대해 "말도 안되는 주장이자 선동"이라며 일축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모스크바 테러 사건은 IS의 단독 범행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테러 발생 이전에 극단주의자들의 모스크바 공격에 대해 서면 경고를 러시아 보안국(FSB)에 보냈다고 공개했다.
커비 조정관은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공격의 책임이 IS에게만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사실 미국은 이 테러 공격을 막는데 도움을 주려고 했고 크렘린궁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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