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항상 응원해 줘" 온 국민 울려
정부 소셜 계정 첫 1000만 조회 기록
천안함 전사 해군 김태석 원사 막내딸
14년 지나 대학생 새내기 편지 낭독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고마워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마. 항상 지켜보고 응원해 줘. 아빠가 내게 아주 커다란 힘이라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 사랑해요 아빠."
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해군 고(故) 김태석 원사의 막내딸 김해봄 씨의 편지 영상이 9일 조회 수 1000만을 돌파했다.
국가보훈부가 인스타그램 릴스에 올린 영상이다. 역대 정부기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이 조회수 1000만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해군 고(故) 김태석 원사의 막내딸 김해봄 씨의 국가보훈부 인스타그램 릴스 편지 영상이 9일 조회 수 1000만을 돌파했다. [사진=국가보훈부 인스타그램] |
보훈부 유튜브 계정에 게시된 숏폼 콘텐츠와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전체 영상도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9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천안함 피격 당시 5살이었던 김 원사의 딸 해봄 씨는 19살 새내기 대학생이 돼 하늘나라에서 보고 있는 아버지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해봄 씨는 "아빠, 벌써 봄이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어. 올해 2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들이 아빠와 같이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데, 아빠 생각이 나더라고"라며 사무치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해봄 씨는 "이토록 빛나는 3월의 봄. 해가 빛나는 봄이라는 뜻을 가진 아빠의 막내딸 해봄이는 다른 새내기들처럼 가슴 설레고 마음 따뜻해야 하는데 왠지 무겁고 괜히 조금 슬퍼지네"라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해봄 씨는 "지난번 아빠 계신 현충원에서 알려는 드렸지만 해나 언니는 아빠처럼 해군이 되겠다고 군사학과로 진학했고, 해강 언니는 벌써 대학교 3학년이야. 물론 나도 대학생이 되었고"라며 군사학과에 진학한 자랑스러운 해나 언니 소식도 전했다.
해봄 씨는 "고마워, 아빠.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아빠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해주어서. 이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 테니 날 꼭 지켜봐 줘. 꽃이 많이 핀 날, 아빠의 빛나는 봄, 햇살 같은 내가 꼭 소식처럼 찾아갈게"라고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전했다.
아버지를 그토록 그리워하던 막내딸은 이제 아버지를 위로할 정도로 성숙하고 멋진 딸로 성장했다.
온 국민을 울렸던 해봄 씨의 편지 영상이 18일 만에 조회 수 1000만을 기록했다. 정부 SNS 게시물이 1000만 회를 돌파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역대 최고치다.
보훈부는 정부 게시물이 이 같은 수치를 기록한 건 처음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해봄 씨의 마음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SNS 이용자들도 '나라 수호에 목숨을 바치신 아버님의 희생에 감사드린다' '항상 추모하며 영원히 기억하겠다' 등 댓글을 남기며 유족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해봄 씨의 아버지 김 원사는 전사 당시 세 딸을 둔 37살의 듬직하고도 자랑스러운 가장이었다. 순직한 김 원사는 천안함 피격 12일 만에 함미 절단면에서 발견됐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밤 9시 22분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작전 임무를 하던 2함대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침몰한 사건이다. 당시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