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금리·유가 불확실성 증대...명확성 있는 분야에 수급 집중될 전망
김영환 NH證 연구원 "밸류업 모멘텀 약화...변동성 나타날 때 매수"
총선서 야당 '압승'...여야 공감 형성된 주식시장 제도에 초점 맞춰야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이번주에는 한국 주요 기업들과 빅테크 'M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미국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와 관련된 분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4.12 stpoemseok@newspim.com |
15일(현지 시각)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TSMC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매출액은 약 5926억대만달러(약 25조629억원), 영업이익은 1952억 1100만대만달러(약 8조255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와 34.3% 급증한 수준이며, 업계는 AI 개발 붐에 따른 첨단 반도체와 서버 수요 급증으로 매출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TSMC의 3월 매출이 많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를 높였다"며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넷째 주에 진행될 예정인데, 어닝시즌 기대감이 한국 증시의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금리·유가 불확실성은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율로 3.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작년 9월(3.7%) 이후 반년 만에 최대치다.
게다가 올해 금 현물과 WTI유(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상승률의 누적 상승률은 각각 15.17%와 18.77%에 달한다. 이처럼 금 현물과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을 일으켜 금리 불확실성을 높인다.
김 연구원은 "CPI가 2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 시점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물가가 재차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3월까지도 시장 예상보다 높은 물가 수준을 확인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 심리가 강해졌다"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금리 인하에 관해 신중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통화 정책 기대감도 많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주식시장 내 명확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전체와 1분기 이익 추정치 변화율이 양(+)을 기록하고 있는 업종은 반도체, 정보통신(IT), 하드웨어 등이 있다"며 "이익 모멘텀이 확실히 살아 있는 업종은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며 낙폭을 만회하는 힘도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도 "지금 시장 상황에서는 가장 명확해 보이는 분야로 수급이 집중될 것"이라며 "반도체 등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와 관련된 분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역대급' 거대 야당 등장에 정부 정책 리스크↑
제22대 총선 결과 정부 여당의 의석수가 108석에 그치며 참패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정책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당초 정부가 추진 중이었던 정책들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5월 이후 밸류업 정책은 예정대로 이어지겠지만 주가를 부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련주의 변동성과 주식시장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 형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주식들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3월 말 이후 정책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며 "이후 추가로 관련주의 변동성이 나타난다면, 오히려 이는 매수 기회로 판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 주식시장의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양당 간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여야가 공감대를 갖고 있는 교집합 분야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