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국 아파트 경매 경쟁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 법정에서 아파트 급매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양어장·레저스포츠·종교시설·주유소·골프연습장은 평균 응찰자가 턱없이 적어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 물건 종류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국 아파트 경매 경쟁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핌DB] |
12일 경·공매 전문 기업 지지옥션이 올해 1분기(1~3월) 전국의 모든 법원 경매물건을 대상으로 평균 응찰자 수를 조사한 결과 아파트가 8.8명으로 1위에 올랐다. 월별 기준으로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 9.7명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어 근린주택(4.6명), 연립주택(4명), 다세대주택(4명) 등 공동주택이 뒤를 이었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은 경매 초보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용도의 부동산인 데다 시세 조사와 권리 분석이 용이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주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저가에 아파트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급증해 입찰 경쟁률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경매 물건별 평균 응찰자 순위에서 주상복합 내 상가(3.8명)가 5위에 올랐다. 같은 상가여도 주상복합·오피스텔·상가·지식산업센터 별로 선호도가 갈렸다. 오피스텔 내 상가와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각각 2.5명을 기록해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1.5명)는 16위에 머물렀다. 주상복합이 상대적으로 가구 수가 많고 상권이 활성화돼 있어 응찰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어 ▲다가구(3.7명) ▲창고(3명) ▲근린상가(3명) ▲단독주택(2.8명) ▲과수원(2.8명) ▲자동차시설(2.6명) ▲공장(2.6명) ▲잡종지(2.6명) ▲구거유지하천(2.5명) ▲지식산업센터(2.5명) ▲상가(2.3명) ▲공장용지(2.3명) ▲대지(2.3명) ▲묘지(2.2명) ▲답(2.2명) ▲식물관련시설(2.1명) ▲콘도(2명) ▲축사(2명) ▲임야(2명) ▲목욕시설(1.9명) ▲숙박(1.9명) ▲도로(1.5명) ▲병원(1.4명) ▲주유소(1.4명) 등으로 집계됐다.
평균 응찰자 수가 0명인 경매 물건은 양어장과 레저스포츠였다. 골프연습장(1명), 문화집회시설(1명), 고시원(1.3명), 종교시설(1.3명)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종교시설은 지난달 열린 경매에서 감정가(3억3270만원·건물만 매각)의 37%인 1억2500만원에 팔렸다. 작년 10월 경매 개시 후 4차례 유찰된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응찰자는 단 1명뿐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물건을 낙찰받더라도 동일 업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철거와 용도 변경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막대해 투자자들이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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