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정제마진, 전분기 대비 3배 가량 올라
중동 확전시 경기 위축·수요 부진에 정제마진 하락 우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중동 전쟁 확산 우려에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며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초부터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자제하고 있지만, 향후 중동 리스크 장기화시 글로벌 수요 침체에 따라 이익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란이 전세계 원유의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중동 정세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정유사 이익지표 정제마진 전분기 대비 3배 가량 올라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싱가포르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2달러 내외로 전분기(4.1달러) 대비 3배 가량 올랐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서울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스핌 DB] |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80% 정도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부문 영업이익은 8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했다. GS칼텍스는 영업이익 1조683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7% 급감했다. 에쓰오일(S-OIL)과 HD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각각 1조4186억원, 6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77% 줄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 2022년에 비해 1년 만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2022년 정유 4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정제마진이 급상승하고, 코로나19 기간 눌려있던 여행 수요가 급증한 영향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구조적으로 수급이 타이트한 가운데 미국 내 겨울 한파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제설비 공격 등 공급차질이 발생하며 가격을 더 끌 어올렸다"며 "지난 1년반 동안은 공급변수에 의존적이었던 탓에 분기 흑자와 적자를 번갈아 기록할 만큼 변동성이 높지만 올해는 여름 드라이빙 시즌에 대한 기대감으로 2분기 시황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동 리스크 장기화시 글로벌 경기 위축·수요 부진에 정제마진 하락
정유사들은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심각한 공급 차질과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 글로벌 경기 위축및 수요 감소로 이어져 정제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휘발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됐는데, 이는 실질 소비 증가보다는 미국 등에서의 재고 축소에 영향을 받았다"며 "정제마진은 시시각각 변하고 최근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실적개선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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