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상황 악화시 국제유가 및 물류, 공급망 등에 부정 영향
車·철강·항공·해운업계 "당장 영향 없지만 향후 상황 주시"
[서울=뉴스핌] 정탁윤 조수빈 김아영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면전을 자제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국내 산업계는 향후 상황을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업들은 당장 영향보다는 이번 사태 장기화시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이란으로부터 역사상 유례없는 영토 직접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보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2가 보도했다.
당장 중동 정세 불안은 국제유가와 환율을 자극해 글로벌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가 상승에 해운 등 공급망 불안까지 겹치면 한국 기업들의 수출입에도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중동 상황 악화시 국제유가 및 물류, 공급망 등에 부정적 영향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석유·가스의 경우 현재까지 국내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 차질은 없는 상황이고, 중동 인근에서 항해나 선적 중인 유조선 및 LNG 운반선도 정상적으로 운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HMM 선박 자료사진 [사진=한국해양기자협회] |
수출입의 경우도 현재 우리 물품의 선적 인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향후 중동 상황이 악화할 경우 국제 원유 가격과 물류, 공급망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면서 당분간 국제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1분기 정제마진 상승에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중동 전쟁 위기 장기화가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론 정제마진도 개선되지만 장기적으론 유가 상승이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자제하고 있다고 하지만 향후 중동 정세가 어떻게 변할 지 몰라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석유를 원료로 쓰는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 車·철강·항공·해운업계 "당장 영향 없지만 향후 상황 주시"
해운업계도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쟁 확산으로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운항 차질 및 운임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내 해운사 HMM이 컨테이너선을 운항중인 곳이다.
HMM은 중동 노선 쪽에 컨테이너선 4척, 벌크선 1척을 운항 중이다. 컨테이너선 4척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에 없는 상태다. 스케줄상 이달까지도 호르무즈 인근을 지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벌크선 1척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만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HMM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황은 아니라 일단 다른 선박들처럼 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안전 운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적 항공사들은 중동 리스크로 별다른 영향이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중동 직항 노선인 인천~텔아비브를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이후 현재까지 운항을 중단 중이다. 대한항공을 포함해 유럽 노선을 운항하는 국적 항공사들도 이스라엘, 이란 영공을 통과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 및 철강업계도 당장 직접 영향은 없지만 향후 유가나 환율 상승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철강 산업 2분기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는 시점인데, 중동 리스크 장기화시 개선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