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독·싱가포르·룩셈부르크 안전 전문가 참여
AI 활용 산재 예방· 노동자 일터복귀 등 복지안 논의
규제 한계 인식하고, 사업주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목표기반 규제로 바꿔야"...한 목소리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AI가 바꾸는 안전보건'을 주제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세계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기념한 이 날 행사는 재단법인 피플(이영순 이사장), 김영진 국회의원,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안전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행사에서 이영순 피플 이사장은 "AI를 활용한 중대재해 감소 방안을 모색하여 안전한 삶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김영진 의원은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법과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AI 기술의 활용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산재노동자가 더 빠르게 일터에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안전보건공단 안종주 이사장, 한국안전학회 박달재 회장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어 기조연설과 대담으로 이어졌다.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와 호 시옹 힌 전 싱가폴 안전보건국장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AI 기술의 중요성과 활용 가능성을 역동적으로 논의했다.
'AI가 바꾸는 안전보건'을 주제로 26일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산재예방을 다짐하고 있다. [피플 제공] |
김 교수는 AI의 발전과정과 현재의 활용, 미래 전망을 개관하며, 센서를 통한 정보수집과 모니터링, 위험관리, 교육훈련 등 안전관리에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호 국장은 싱가포르의 안전관리 정책적인 혁신을 소개하며 성공적인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정책적인 마인드셋의 혁신을 통해 2004부터 2018년까지 사망률을 76% 감소시켰다"며 "사업주들이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지시적 규제에서 목표기반 규제로 혁신한 것이 그 토대가 됐다는 것.
대담에서는 AI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를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의 가능성, AI 알고리즘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방안, 그리고 목표기반 규제로 혁신하기 위해서 필요한 법제도적인 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토요사와 야수오 일본 노동안전위생종합연구소 전 소장은 "안전관련 법 규제를 강화해 산재감소를 추진했으나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AI와 웨어러블 기기 등 신기술을 활용한 AI-디지털 전환을 통해 효과적인 안전보건관리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소개했다.
박두용 한성대 교수는 자기규율 방법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과도한 지시적 규제, 안전문화, 기업의 내부역량의 개선을 통한 성과에 중점을 둔 안전보건관리가 필요하고, 데이터 문제, 맥락의 이해부족 등 AI기술 활용에 제약이 되는 요인들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승원 우석대 교수는 2027년까지 직업복귀율 78.17% 달성을 위해 직업 코디네이터의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등 직업복귀 통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토카-시오넥 룩셈브르크대 연구원은 AI가 노동자의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에 대한 평가, 유해위험에 대한 경고, 육체적·심리적 위험성의 감소 등 안전보건관리에 기여할 것이지만, AI관련 일의 증가, 원치 않는 모니터링, 노동자 자율성 감소 등이 심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AI가 바꾸는 안전보건'을 주제로 26일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산재예방을 다짐하고 있다. [피플 제공] |
종합토론은 최광석 일본 노동안전위생종합연구소 영역장, 박정재 안전보건공단 실장, 박상희 ㈜켐토피아 대표, 이창준 부경대학교 교수가 안전보건분야의 국내·외 인공지능 기술 및 제도 현황, AI기술을 활용한 산재예방 방안, AI기술을 활용한 산재노동자의 일터 복귀 및 복지증진 방안 등에 대해서 발표자와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했다.
컨퍼런스를 마치며 좌장을 맡은 김태옥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 공동대표는 "자기규율예방체계 구축에 필요한 AI기술 활용문제를 국내 최초로 논의했다"면서 "AI기술을 안전보건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기술적, 제도적, 정책적, 재정적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