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저탄소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를 구성하는 직선 시티 '더 라인' 건설 프로젝트 계획을 축소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파이살 알 이브라힘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특별 회의에서 CNBC에 "네옴 프로젝트들의 의도한 규모는 계획대로 지속되고 있다. 규모에 변화는 없다"라고 일축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미래형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더라인' 조감도. [사진=네옴시티 홈페이지] |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국가 경제에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7년에 발표한 탈(脫)탄소 국가 발전 프로젝트 '비전2030'의 핵심 사업이다.
바다 위에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과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와 더불어 홍해와 인접한 사막에 폭 200m·높이 500m의 유리벽 건물을 170㎞ 길이의 직선으로 잇는 도시 '더 라인' 등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더 라인 주민이 1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17년 발표 당시 500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됐던 사업비는 1조 5000억 달러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사우디는 사우디국부펀드(PIF)가 네옴 사업에 상당 부분 자금을 대고 나중에 필요한 자금은 해외 투자 유치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우디는 국부펀드 운용에 실패해 2022년 110억 달러 투자 손실을 일으켰고 유가가 목표치인 배럴당 최소 80달러를 넘지 못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국부펀드 현금 보유액은 21조 원 수준으로 1년 만에 70% 가까이 급감했다.
여기에 사우디는 벌려놓은 일이 많다. 오는 2029에 네옴 프로젝트 중 하나인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기로 했고 2030년엔 리야드에서 엑스포, 2034년에는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활주로가 6개에 달하는 킹살만 국제공항 프로젝트 등 건설 사업은 많은 데 자금이 여의찮다.
재원 부족이 사실인지 사우디 국부펀드는 아직 2024년 네옴시티 예산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을 접견하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러한 가운데 사우디가 오는 2030년까지 완공이 목표였던 더 라인 계획을 수정했단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가 이달 초에 나왔다.
2030년까지 길이를 전체 170㎞에서 무려 98.6% 줄인 2.4㎞, 150만 명이란 입주 목표도 30만 명으로 낮췄다는 전언이다.
알 이브라힘 장관은 더 라인 등 네옴 프로젝트가 계획했던 규모로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단언했지만 "이러한 프로젝트 부문들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단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맨 처음부터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일부 투자와 정부, 국부펀드의 올인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자금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더 라인 프로젝트가 "장기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는데 특정 프로젝트 완공이 3~5년 늦춰질 수 있단 지난해 12월 모하메드 알 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시장의 피드백을 보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 들여다 보고 항상 최적의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에 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며 "우리는 이 프로젝트들을 우리 이익에 반하여 너무 많이 수입하는 대가를 치르면서 진행하고 싶지 않다. 우선 순위들을 충족시키고 우리 경제와 그 안에 비석유 섹터의 건전한 성장에 최적의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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