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지원(소규모) 발굴조사 성과 공개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국문화재재단은 경상북도 경주시 서면 사라리 124-2번지 일원에서 널무덤 2기, 덧널무덤 2기를 비롯해 청동기시대 및 삼국시대 생활유구 등을 발굴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덧널무덤 1호에서는 청동거울편과 칠초철검, 칠기 등 기원전 1세기 당시 권력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유물이 출토됐다. 청동거울은 편(片)으로, 명문은 "…承之可…"만 확인됐다. 해당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올 2월 27일까지 진행됐다.
경주 사라리 124-2번지 유적 덧널무덤(木槨墓) 1호 내 출토 청동거울편(왼쪽) 및 칠초철검 등 유적발굴 사진. 2024.5.8 [사진=한국문화재재단] |
출토된 청동거울은 피장자의 가슴 쪽에 편(片)으로 1점 출토됐다. 일부 끝자락에 마모흔이 있는 것을 볼 때, 상당기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청동거울의 명문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일본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 현 다테이와(立岩) 유적 10호 독널무덤에서 출토된 중국 전한(前漢) 청백경(淸白鏡)과 명문, 글자형태, 명문대의 배치 등이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알려진 사례가 없는 청백경이 사라리 유적에서 처음 출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성운문경(星雲文鏡) 편 1점과 옻칠한 나무 칼집에 철검을 끼운 칠초철검(漆鞘鐵劍), 칠목기(漆木器) 등도 함께 출토된 것을 볼 때, 무덤의 피장자는 당시 상당한 권력을 가졌던 인물로 판단된다.
조사 대상지에서 확인된 널무덤과 덧널무덤은 주변에 인접한 원삼국시대의 대표적인 수장급 무덤 중 하나인 경주 사라리 130호분보다 최대 100년 전에 조성된 무덤으로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경주 북서쪽 일대에 최소 기원전 100년 이전에 정치 세력집단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초기 신라의 정치집단세력 연구에 있어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가진다.
문화재재단은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문화재청의 국비지원 발굴조사를 지난 2010년부터 전담·수행하고 있다. 국비지원 발굴조사는 특정 면적 이하의 건축행위에 앞서 매장문화재 조사를 시행할 경우 국가가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0년 이후 14년 동안 4,700여 건에 달하는 조사를 지원해 오며, 국비지원 발굴조사의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재조사연구단은 오는 17일 국가유산기본법의 시행에 따라 국가유산진흥원 매장유산국비발굴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발굴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한국문화재재단 매장유산국비발굴단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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