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에만 6조원가량의 인도 주식을 팔아치웠다고 현지 매체 민트(mint)가 20일 보도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단기적으로는 인도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 外人, 11거래일 동안 6조원어치 팔아치워
외국인들은 이달 인도 증시에서 공격적인 매도에 나섰다. 미국 달러의 강세와 현재 치러지고 있는 인도 총선 결과를 둘러싼 불안감 증폭, 중국 증시 반등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민트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거래는 이달 13거래일 중 11거래일에서 '순매도'를 나타냈다. 순매도액은 3552억 7000만 루피(약 5조 8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4월 중순까지 3개월째 순매수를 유지했지만 지난달 말 매도세로 전환했다. 이달 들어서는 매도 움직임이 더욱 커지면서 올 들어 현재까지 누적 거래는 867억 1000만 루피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모조 PMS(Mojo PMS)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수닐 다마니아(Sunil Damania)는 "지난 2014년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며 당시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목했다.
거짓 파이내셜 서비시스(Geojit Financial Services)의 수석 투자 전략가 비 케이 비자야쿠마르(VK Vijayakumar)는 "지난 한 달 간 홍콩 항셍지수가 19.33% 상승한 것이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의 주요 원인이었다"며 "이들은 인도와 같은 비싼 시장에서 홍콩과 같은 저렴한 시장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증시의 주기수익비율(PE)이 10배가량인 것에 반해 인도의 PER은 20배 수준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설치된 TV 스크린 [사진=블룸버그통신] |
◆ "단기적 불확실성 존재, 장기적으로는 높은 수익률 보일 것"
인도 증시는 지난주(5월 13~18일) 상승 마감했다. 주요 벤치마크 지수인 센섹스지수와 니프티50지수 모두 2% 이상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주간 상승률을 달성했다. 로이터는 2월 초 이후 '최고의 한주'였다는 평가를 내놨다.
소비 지표 둔화 발표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한 것, 몬순(우기)이 일찍보다 시작되고 평균 이상의 강우량이 예상된 것이 시장 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도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사자'에 나선 것이 증시의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자'를 외쳤던 이달, 국내 투자자들이 3397억 3000만 루피 상당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외국인 투자자 매도 물량의 대부분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전문가들은 인도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비자야쿠마르는 "향후 선거 결과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흐름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 안정으로 인해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마니아는 "(선거 결과가 발표되는) 6월 4일 이후에도 시장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선거가 끝나면 모든 시선이 7월 예산 발표에 쏠리면서 더 많은 투기성 접근과 시장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다만 단기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도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며 향후 3~5년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화요일 거래 재개 뒤 이번주(5월 20~25일) 주목할 만한 이슈로는 올해 1분기 실적, 투표율, 인도 및 글로벌 거시 경제 지표 등이 꼽혔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