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울릉지역 '떼배 돌미역 채취'...2021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3리 봉개포구 앞바다가 물결 한 점 없이 잔잔하다. 흡사 면경(거울)처럼 맑다. 바다 속살이 훤하게 드러난다.
봉개마을 어촌계원들이 포구에서 '떼배'를 띄운다. 봉개포구 사람들의 텃밭인 '짬(연안에 발달한 해중 바위군락)'에서 싱싱한 '돌미역(자연산 미역)'을 채취하기 위해서다.
이들 봉개포구 사람들은 '짬'을 '미역방우'라 부른다. '짬'은 이들 울진 연안해촌 사람들의 생명을 이어 준 '바다 텃밭'이다.
'떼배'는 오동나무 7~9개를 엮어 만든 무동력 뗏마선이다. 봉개포구 사람들은 이를 '떼배'라고 부른다. 봉개포구 사람들은 예부터 돌미역 채취에 이를 요긴하게 사용해 왔다. 전마선(덴마, 목선)과 달리 배의 가장자리에 턱이 없이 개방돼 있어 해녀들이 물질을 통해 채취한 돌미역 망태를 쉽게 떼배 위로 올려 포구로 옮기는 '돌미역' 운반선'인셈이다.
특히 뱃사공 혼자서도 돌미역 망태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고, 한 번에 많은 양의 돌미역을 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연안 해촌인 죽변면 봉개포구 사람들이 '창경바리' 때 이용하는 물안경인 '창경' 2024.05.24 nulcheon@newspim.com |
또 짬과 짬 사이를 이동하기에도 편리해 봉개 포구를 비롯 울진 해촌사람들은 예부터 미역운반과 '불(백사장)'에 가까은 짬에서 낫대로 미역을 채취하는 도구로 요긴하게 사용해왔다.
떼배 사공이 짬에 떼배를 고정시키고 '창경(窓鏡)'을 물 속에 넣고 들여다 보며 낫대로 돌미역을 베어 건져 올린다.
'창경'은 대개 30 x 20 cm x 40 cm 크기의 사각통이다. 위쪽은 열려 있고, 아래쪽에는 유리를 붙여 만든 반사각형 형태의 물안경을 일컫는 순 우리말이다.
주로 어민들이 오동나무로 직접 만든다. 오동나무는 물에 잘 뜨고 가볍기 때문에 바다에서 어부들이 오랫동안 작업하기에 용이하다.
'창경'을 이용해 돌미역을 채취하거나 짬에 서식하는 문어나 전복, 해삼, 성게 어패류를 잡을 때 요긴하게 사용한다. 이를 이용해 하는 어로작업을 울진 해촌사람들은 '창경바리'라고 부른다.
봉개포구를 비롯 죽변 해촌 사람들의 '창경바리'는 주로 '1인 조업'이나 '2인 1조' 방식으로 수행된다.
봉개 포구 사람들은 돌미역철에는 이 떼배를 띄우고 창경을 이용해 낫대로 햇미역을 채취하고, 미역철이 끝나면 자신들의 텃밭인 짬에서 문어나 전복, 해삼, 성게 따위의 어패류를 채취했다.
떼배를 이용해 창경으로 돌미역을 벨 때 사용하는 '낫대'는 가죽나무로 만든다. 봉개포구 사람들은 1m50㎝~2m 길이의 가죽나무를 다듬고, 끝 부분에 '미역낫'을 매달은 형태이다. 가죽나무를 이용하는 것은 가죽나무가 비틀어지지 않고 물을 잘 흡수하지 않아 가볍기때문이다.
뱃사공과 함께 떼배를 타고 자신들의 바다 텃밭인 '짬'으로 나간 해남(海男)은 '미역낫'을 들고 수중 짬으로 자맥질을 하며 돌미역을 채취해 미역 망태기에 담아 놓으면 떼배 사공이 까꾸리로 건져 올린다.
이날 봉개포구 사람들은 '알체개네'라고 부르는 '하창 짬'과 '집앞게레바위(전암)'에서 돌미역을 채취했다.
이들 봉개포구 사람들을 비롯 울진 나곡리(나실포구, 고포마을) 등 연안 해촌사람들이 해마다 돌미역 철에 수행하는 '울진 떼배 돌미역 채취'는 지난 2021년에 울릉지역과 함께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봉개포구를 비롯 울진 연안 해촌 26곳의 어촌계에서는 해마다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해녀를 투입해 돌미역을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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