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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로22] 尹, 올해 첫 순방 중앙아시아...'자원 외교' 지역 특화 공략 나서

기사입력 : 2024년06월10일 10:34

최종수정 : 2024년06월10일 10:34

10~15일 투르크·카자흐·우즈벡 국빈방문
김건희 여사 동행...'K실크로드' 협력 구상
'한-중앙아 5개국 정상회의' 창설도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10일부터 오는 15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중앙아시아 3개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각각 국빈 방문한다.

중앙아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통적인 전략적 요충지로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모두 국빈 방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중앙아시아 3국 국빈 방문을 통해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잇는 3번째 지역 특화 전략으로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을 구상한다. 아울러 3국 외에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포함한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에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09.19 photo@newspim.com

◆ 10~15일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1박 2일 일정의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시가바트에 도착해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투르크메니스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후 MOU 서명식과 공동 언론 발표를 한다.

이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투르크메니스탄 독립기념탑에 헌화하고 식수하고 저녁에는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 오전 양국 기업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베르디무하메도프 현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투르크메니스탄의 최고지도자 겸 인민이사회 의장인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전 대통령과 별도 면담 후 친교 오찬을 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간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한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 도착한 첫째 날 우리 고려인 동포 및 재외 국민들과 함께 동포 간담회를 갖고 이어서 토카예프 대통령과 친교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둘째 날인 12일에는 국빈 방문 공식 일정으로 오전에 카자흐 국민감사기념비에 헌화한 후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다. 이어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한다.

정상회담 후 MOU 서명식과 공동언론발표가 있을 예정이며, 윤 대통령 부부는 토카예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한다. 공식 일정을 마친 후 토카예프 대통령과 함께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은 오는 1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 부부는 13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도착한 뒤 독립기념비에 헌화하고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14일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영빈관에서 양국 간 정상회담, 협정 및 MOU 서명식, 공동 언론 발표가 이어진다. 이어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후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지난해 개소한 우즈베키스탄의 창업촉진센터를 방문해 양국 혁신 미래 세대와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저녁에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순방 마지막 날인 15일 우즈벡 국빈 방문의 부대 일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우즈베키스탄의 고도시 사마르칸트를 방문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에서 카슴-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9.20 photo@newspim.com

◆ 중앙아, 자원·물류 등 글로벌 요충지 중요성 커져...박근혜·문재인도 국빈 방문

중앙아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 등으로 글로벌 복합 위기가 확산되면서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권에 관계없이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모두 정상회담을 하고 국빈 방문했던 나라다.

최근 들어 독립국가연합(CIS) 지역과 유럽 진출을 위한 다국적 기업들의 교두보로 부상하고 있고 새로운 물류 거점으로도 각광 받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1990년대부터 중앙아시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해서 에너지, 인프라, 제조업, 금융 등에서 활동하며 성과를 쌓아왔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으로, 한-투르크메니스탄 양국은 2008년 수립한 호혜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에너지와 플랜트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1992년 양국 수교 이후 3번째 정상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에너지와 플랜트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진출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과 함께 조선, 보건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 지평을 확장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5개국 중 국토 면적과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나라이며 긴밀한 우방국이다. 양국은 2009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고 토카예프 대통령은 2021년 8월 국빈 방한한 바 있다.

풍부한 광물 자원을 가진 카자흐스탄는 산유국인 동시에 우라늄, 크롬과 같은 핵심 광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와의 협력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리튬, 우라늄과 같은 핵심 광물 분야에서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서로의 산업 발전과 경제 안보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중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역내 최대 규모 시장과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한 국가다. 또한 중앙아시아 내 최대 규모인 17만 명의 고려인 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오랫동안 우리나라와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대한민국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우즈베키스탄 외에 인도, 인도네시아, UAE 총 4개국에 불과할 정도로 각별한 관계다.

그간 한-우즈벡은 에너지,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 보건의료, 기후 변화, 교육, 공공행정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자원부국이자 중앙아시아 내 우리의 핵심 협력국인 우즈베키스탄과 핵심 광물 공급망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확대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9.20 photo@newspim.com

◆ 尹대통령, K실크로드 구상...한-중앙아 5개국 정상회의 창설도

윤 대통령은 이번 중앙아시아 3국 국빈 방문을 통해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잇는 3번째 지역 특화 전략으로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을 구상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K실크로드 협력의 비전은 자유, 평화, 번영의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함께 구현하는 것이다. 보편 가치에 기반한 자유로운 국제사회를 지향하고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촉진해 역내 평화에 기여하며, 글로벌 도전 과제에 함께 대응하면서 공동 번영을 추구한다.

K실크로드의 3대 기본 원칙은 동행, 융합, 창조다. 공고한 신뢰와 유대에 기반한 동행의 길에 서로의 역량과 강점을 조화롭게 융합하면서 한국의 혁신 역량과 중앙아시아의 발전 잠재력을 연계해 새로운 협력 모델을 창조해 나간다.

K실크로드의 3원칙은 'R, O, A, D' 추진 체계를 통해 이행된다. R은 'Resources', 자원을 의미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전략적 에너지 자원 파트너십을 구축해 에너지, 자원개발, 인프라 건설, 핵심 광물 공급망 그리고 원전, 신재생에너지, 수자원 관리와 같은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을 확대한다.

O는 'ODA'다. 호혜적이고 실질적인 개발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의 동반 성장을 가속화 하면서 기후 위기, 식량 위기, 보건 위기 등 인류가 당면한 복합 위기에 대처하는 역량을 함께 증진해 나간다.

A는 'Accompany' 동반자 협력을 뜻한다.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가 맺어온 특별한 유대를 바탕으로 인적 문화적 교류를 강화하고, 고려인 동포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하는 동반자 협력을 추진한다.

D는 'Drive' 유기적 협력 네트워크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에 정부, 기업, 국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력 프로그램을 뒷받침해 나간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할 계획이다. 첫 회의는 내년 우리나라 국회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중앙아시아 협력 구상은 앞으로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중앙아시아 외교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이 지역과의 소통과 교류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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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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