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3184.87 기록…2022년 8월 19일 이후 가장 높아
홍해발 물류대란에 항만 혼잡…혼잡 상황 심화될 듯
운임 상승 지속되면 HMM 영업이익 조 단위 복귀하나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글로벌 해운운임이 무섭게 치솟으면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올해 영업이익이 '조 단위'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서는 당분간 운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지속되는 데다 컨테이너 장비 부족 등으로 항만 혼잡 현상이 심화할 조짐이 있어서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3184.87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14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미주와 유럽 노선 운임이 급격히 올랐다. 미주 동안 노선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7447달러로 전주 대비 241달러나 올랐으며 미주 서안 노선은 1FEU당 6209달러로 41달러 상승했다.
남미 노선은 1TEU(길이 6m 컨테이너)당 7936달러로 한 주 만에 무려 528달러나 치솟았다. 유럽노선 역시 전주 대비 209달러 상승하며 1TEU당 3949달러로 집계됐다.
지속되는 운임 상승은 홍해발 물류대란 영향이 크다.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지난해 말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했고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도 반격을 이어가고 있어 사실상 선박 통항이 막힌 상태다. 홍해는 세계 물류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수에즈 운하와 연결된 길목은 아시아에서 유럽을 오가는 최단 경로로 꼽힌다. 따라서 글로벌 선사들은 아프리카 대륙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며 유럽~아시아 노선을 운항 중이다.
홍해 사태는 결국 아시아 항만 운영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홍해 사태와 미국과 유럽의 수요 증가가 겹쳐 싱가포르항만 혼잡이 극심하다. 단기간에 항만 혼잡이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반기를 기점으로 싱가포르 항만 외에 다른 아시아 국가 항만에서도 혼잡 현상이 점차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관측한다.
문제는 항만 혼잡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해상운임 역시 고공행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시기 같은 비정상적인 운임 상승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문연구원은 "전쟁, 파업, 관세 등 불확실성 증가로 창고 재고가 줄어듦에 따라 물량 증가는 지속되는 반면 컨테이너 장비 부족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며 "중국발 선복 역시 타이트한 상황으로 시장 운임에 프리미엄이 형성돼 성수기 가파른 운임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운임 상승이 지속된다면 HMM은 올해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다시 한번 기록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월 SCFI가 5100선을 넘어서면서 그해 HMM은 9조945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HMM의 조 단위 영업이익 복귀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시장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영업이익 1조8415억원, 매출 10조5299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HMM이 10조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때도 운임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현재 3000선인 SCFI가 5000선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운임 상승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HMM의 실적 향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