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전 세계가 '에너지 전쟁'인데 한국은 '적폐몰이'…14년간 쪼그라든 자원개발 예산

기사입력 : 2024년06월11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6월11일 07:21

정부, '동해 가스전' 개발 위해 내년 예산 증액 추진
이명박 정부 이후 예산 급감…에너지 공기업 '낙인'
"자원개발 10년 후 열매…멀리 보고 예산 배정해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세계 주요국들이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저마다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선언하며 에너지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15년여간 점차 규모가 줄어 현재 500억원도 넘어서지 못하는 예산으로는 성공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첫 시추 작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역대 정부를 거치며 대폭 삭감해 온 예산이 올해 말부터 추진할 유망 사업을 앞두고 큰 암초로 돌아온 셈이다.

◆ 2010년 유전개발 예산 1조2555억→최근 300~400억 수준

1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유전개발사업 출자 예산'은 481억원,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예산'은 398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유전개발사업 출자는 한국석유공사가 국내외 유전을 개발할 때 정부가 총 사업비의 최대 50%를 출자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는 국내 기업이 자원을 개발할 때 필요한 자금을 정부가 최대 50%까지 빌려주는 사업으로, 지난해 30%였던 최대 융자 범위를 올해 50%로 확대했다.

정부는 해당 예산을 동해 심해 가스전에 투입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140억배럴 기준으로 1조4000억달러(한화 약 1930조원)에 달한다.

다만 문제는 예산이다. 정부는 동해 심해에서 도출된 총 7개 유망 구조에 대해 최소 5번의 시추를 진행할 예정인데, 시추 1번에는 약 1000억원 이상의 재정이 소요된다. 단순 계산으로 총 5000억원을 웃도는 예산이 필요한 셈이다.

정부는 오는 연말에 첫 번째 시추를 시도할 계획이지만, 올해 유전개발사업 출자와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예산을 모두 합해도 1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를 모두 전담 기관인 석유공사를 지원하는 데에만 쏟는다고 해도 시추 1번을 진행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자원개발 예산은 최근 15년간 3대 정부를 거치며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자원개발에 대한 다수의 투자 손실이 이어지고, 일부 기업이 개발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등 적폐 의혹이 불거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전개발사업 출자 예산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에 1조2555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10년간 매해 감소하기 시작해 2020년(134억원)에는 2010년 규모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당시 감소폭을 보면 2012년 6903억원에서 ▲2013년 2200억원 ▲2014년 1700억원 ▲2015년 570억원 ▲2016년 300억원 ▲2017년 223억원 등으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2018년에는 134억원까지 하락했으나,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들어 376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301억원, 올해 481억원의 예산을 각각 배정했다. 올해 예산은 최근 10년간 가장 큰 규모지만, 15년여 전인 2010년(1조2555억원)과 비교하면 4%에 불과하다.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에 3093억원에 달했던 예산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대폭 하락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8년에는 700억원으로 약 77% 줄어들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연이은 자원개발 실패와 기업 비리 의혹에 따른 국회 반대 등을 이유로 2016년에는 해당 예산을 아예 책정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최소 349억원(2021년)까지 감소했던 예산은 윤석열 정부가 업무를 시작한 뒤 지난해 363억원, 올해 398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다만 이는 2010년(3093억원)과 대비해 약 87% 감소한 수준이다.

◆ 정치권 낙인에 손발 묶인 자원개발…"10년 뒤 보고 지속성 있게 추진해야"

정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내년부터 관련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유전개발사업 출자와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예산을 증액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예산 요구서를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증액 규모는 올해 예산의 최소 두배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가지 예산 모두 약 1000억원에 육박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과 관련한 각종 자료 제출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예산 심사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심층 분석을 수행한 미국 컨설팅 회사 액트지오 선정의 적절성과 사업성 평가 결과 자료 등 핵심 자료를 요구하고 있으나, 산업부는 영업 기밀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2024.06.03 dream@newspim.com

전문가들은 애초에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자원개발에 대한 야당의 '적폐' 낙인이 찍혀 예산이 줄어들기 시작했듯, 자원개발 예산이 여야 간 정치 싸움의 무기가 되는 이런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강주명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명예교수는 "국내에서는 에너지를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대통령이 (직접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 대해 발표함으로써) 정치화한 행보에 따라 야당에서도 정치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석유개발의 당위성이 정치 도구가 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강 교수는 먼 미래를 내다봤을 때에는 자원개발 관련 예산에 수천억원대를 투자했던 이명박 정부 시절의 방향이 옳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떠오르며 석유·가스는 도외시되는 흐름이 강해졌지만, 이 자체가 대안이 없는 위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가 찾아오면서 신재생에너지가 중요해졌지만, 사실 이는 대안 없는 석유·가스의 조기 종말론"이라며 "여전히 석유·가스는 세계 에너지원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에 자원개발에 대한 일관성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원개발은 단시간에 성과가 나는 분야가 아닌 만큼 10년여를 내다보고 지속성을 가져야 하며, 정치적인 다툼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원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석유·가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가장 확실히 했던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며 "자원개발은 10년 전에 투자하면 10년 후에 열매를 맺는다. 투자를 위해 멀리 보고 예산을 배정한 (전 정부의) 그 방향이 맞다"고 확언했다.

rang@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