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실망스러운 결과...항소할 것"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학교폭력 소송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피해자 측을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가 5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는 11일 학교폭력 피해자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가 권경애 변호사와 A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권경애와 법무법인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19일 오후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서 '학폭 불출석 패소' 권경애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렸다. 권 변호사 징계 수위가 1년 정직으로 정해지자 故 박주원양 어머니가 영정을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06.19 leemario@newspim.com |
앞서 권 변호사는 지난 2015년 학교폭력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주원 양의 유족들을 대리해 2016년부터 가해 학생 부모와 서울시교육청, 학교법인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대리를 맡았다.
유족들은 1심에서 일부 승소했는데, 권 변호사가 항소심 재판에 3차례 출석하지 않으면서 원고 패소로 뒤집혔고 해당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민사소송법상 대리인 등 소송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해도 변론하지 않을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유족들은 권 변호사와 그가 근무했던 A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권 변호사는 이 사건 변론기일과 선고기일 전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판결 직후 취재진을 만난 이기철 씨는 "재판을 하면서 결과에 대해 기대를 안한다고 마음 속에서 주문을 걸고 있었는데 그래도 실낱같은 기대가 있었나 보다. (결과에 대해) 너무 실망이 크다"고 밝혔다.
이씨는 "학교폭력 소송도 7년을 했기 때문에 이 소송을 시작하면서도 앞으로 굉장히 긴 기간 마음고생을 해야겠구나 생각했는데 초특급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상대 쪽에서 대응하는 것도 없었고, 판사님조차 저한테 어떠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냥 저 혼자 바람벽에다 외치고 있는 양상이었다. 이 재판이 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분노했다.
'권경애 변호사와는 언제 마지막으로 연락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씨는 "작년 4월이 마지막"이라며 "마지막 통화 당시 저한테 살면서 민폐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은 지키지 않고 있고 저한테 어떠한 해명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냥 계속 숨어있는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고도 사과하지 않고 뻔뻔하게 사는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며 "당연히 항소할 것이고, 그것도 안되면 상고해서 대법원까지 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변호사는 이 일로 지난해 6월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1년의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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