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L, 2030년 데이터메모리 시장서 20% 이상 차지 전망
고성능·고용량 요구하는 AI 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차세대 메모리로 떠오르고 있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시장 선점에 힘을 쏟고 있다. 양사가 기술 고도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CXL 경쟁은 본격 가열될 전망이다.
13일 시장조사기관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오는 2030년 10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메모리 시장에서 CXL 메모리는 200억달러(27조원)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프로세서와 메모리 반도체를 연결해주는 인터페이스다. 기존에는 여러 반도체를 연결할 때 통신 규격이 달라 지연이 생겼지만, CXL 기술은 규격을 통합해 다양한 반도체를 빠른 속도로 연결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D램을 여러 개 연결해 용량을 무한대로 늘릴 수도 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CXL은 고성능·고용량을 요구하는 AI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 중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CXL 2.0 D램. [사진=삼성전자] |
◆ 삼성전자, CXL 기반 D램 기술 세계 최초 개발…협력 확대 총력
삼성전자는 CXL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삼성전자는 CXL 기반 D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는 D램·낸드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CXL 메모리모듈(CMM-H)' ▲D램 컴퓨트(CMM-DC) ▲하이브리드 컴퓨트(CMM-HC) 등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기업 간 CXL 협력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용 리눅스 1위 기업인 레드햇과는 2022년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래, CXL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업 중이다. 지난달 미국 덴버에서 열린 '레드햇 서밋 2024'에서는 자사의 CXL 2.0 D램을 탑재한 서버로 레드햇의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운영체제(OS)를 시연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기업용 리눅스 OS인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9.3)에서 업계 최초로 CXL 메모리 동작 검증을 성공시킨 바 있는데, 이를 더 확장한 것이다.
◆ SK하이닉스, CXL 라인업 다변화…CXL 풀드 메모리 솔루션 공개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CMM-DDR5는 DDR5 D램만 장착한 기존 시스템보다 대역폭은 최대 50% 향상, 용량은 최대 100% 확장한 효과가 있다. 특히 CMM-DDR5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인 HMSDK(Heterogeneous Memory Software Development Kit)는 CMM-DDR5와 일반 D램 모듈이 장착된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사용 빈도에 따라 적합한 메모리 장치로 재배치해 시스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CXL DEVCON 2024에서 SK하이닉스가 전시한 CMM-DDR5 제품. [사진=SK하이닉스] |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CXL DEVCON 2024'에서 SK하이닉스는 CXL 풀드 메모리 솔루션 '나이아가라(Niagara) 2.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은 CXL 풀드 메모리 솔루션으로, CPU·GPU 등 여러 호스트가 최적의 상태로 용량을 나눠 쓰도록 해 유휴 메모리가 없게 하고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CXL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는다"며 "AI 열풍이 이어지는 만큼 CXL과 같은 지능형 메모리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