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태국에서 제조업 경기가 악화하며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방콕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태국 금융 그룹 키앗나킨 파트라(Kiatnakin Phatra) 파이낸셜 그룹(KKP) 리서치에 따르면, 태국의 제조업 생산지수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5개월 동안 하락했다. 이 기간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으로 글로벌 무역이 살아났음에도 태국의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반영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국 공장 폐쇄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월 평균 공장 폐쇄 건수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57건에서 2022년 83개로 증가했고, 2023년 하반기에는 159개로 급증했다.
KKP 리서치는 "2023년부터 2024년 1분기까지 약 1700개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며 "이로 인해 약 4만 2000명의 노동자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규 공장들이 설립되고는 있지만 폐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도 KKP 리서치는 지적했다. 신규 공장 수는 작년 1~7월 월 평균 150개에서 2023년 7월~2024년 1월 50개로 급감했다. 작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문을 닫은 공장 수는 신규 공장 수를 넘어섰다.
KKP 리서치는 "산업별로 차이가 존재한다"며 "가죽·고무·농업·목재·기계 등 업종이 높은 공장 폐쇄율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을 닫는 공장은 대형 공장, 새로 문을 여는 공장은 소규모"라며 "이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대형 공장의 파산은 국가 제조업 부문이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KKP 리서치는 또한 "잠재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태국 전체 제조업 가치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는 일부 업종은 글로벌 경제 및 무역 회복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지만,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나 철강 등 제조업 가치의 35%가량을 차지하는 일부 업종은 경쟁력 저하로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태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관광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지난달 말 무비자 허용 국가 확대(57개에서 93개), 유학생 및 은퇴자 체류 기간 연장, 의무보험 한도 완화 등의 조치를 담은 입국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차이 와차롱 정부 대변인은 "국가 경제의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태국 관광업은 국내총생산(GDP)과 일자리의 약 20%를 담당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규모는 GDP의 약 12%를 차지한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관광산업을 포함한 태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줬다.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000만 명 규모에서 2023년 2800만 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태국 경제성장률은 1.9%에 그치며 10년 평균치(2%)와 전망치(2.5~3.2%) 모두를 밑돌았다.
태국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는 올해 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3.2%로 하향 조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와 태국 중앙은행 등은 2.6~2.8%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태국 방콕 항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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