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태국 정부가 관광업 활성을 통한 경제 회복을 위해 입국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29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전날 무비자 허용 국가 확대, 유학생 및 은퇴자 체류 기간 연장, 의무보험 한도 완화 등의 조치를 담은 입국 규제 완화 방안을 내달 1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무비자로 태국에 입국(60일 체류 가능)할 수 있는 국가는 기존의 57개에서 93개로 늘어났다. 새롭게 추가된 비자 면제 대상 국가에는 중국·인도·캄보디아·카자흐스탄·라오스·멕시코·우주베키스탄·루마니아 등이 포함됐다.
도착 비자가 적용되는 나라 또한 기존 19개국에서 31개국으로 확대된다.
고등교육을 받은 외국인 유학생은 졸업 뒤 1년 간 추가 체류가 가능해지고, 세계 각지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와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의 비자 유효 기간은 5년으로 연장됨과 동시에 체류 기간 역시 60일에서 180일로 늘어난다.
차이 와차롱 정부 대변인은 "국가 경제의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번 입국 규제 완화로 더 많은 방문객의 입국이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펑파이(澎湃) 갈무리] 2023년 1월 9일 태국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인 관광객들 |
태국 관광업은 국내총생산(GDP)과 일자리의 약 20%를 담당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규모는 GDP의 약 12%를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관광산업을 포함한 태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줬다.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000만 명 규모에서 2023년 2800만 명으로 줄었다.
현재 태국 관광업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 이코노믹 타임스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6일까지 약 143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태국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은 연말까지 40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여 3조 5000억 바트(약 130조 2700억원)의 관광 수입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관광 수입 목표치는 2019년의 1조 9100억 바트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다만 관광산업 호조에도 경제는 여전히 침체 국면에 있다. 태국의 지난 1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트남(5.7%), 필리핀(5.7%), 말레이시아(4.2%), 싱가포르(2.7%) 등 주변국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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